[인터뷰]54세에 일궈낸 제58회 사법시험 최고령 합격자 송유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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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54세에 일궈낸 제58회 사법시험 최고령 합격자 송유준씨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11.11 14:31
  •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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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준·제58회 사법시험 최고령·중대사대부고·연세대 경제학과 졸

“시험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경험 살려 금융과 부동산 전문 변호사 되고 싶어”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한 가정의 남편, 두 아들의 아버지라는 가장으로서의 부담감. 그럼에도 “나만의 전문직을 찾고 싶다”는 일념에 뒤늦게 사법시험에 뛰어들었던 54세의 송유준씨. 특히 사법시험 폐지에 따른 선발인원 급감 속에서 합격에 대한 불암감은 그를 끝없이 괴롭혔다.

그간의 힘겨움을 말해 주듯 그는 “역시 시험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합격소회를 전한다.

합격비결이 뭐냐는 질문에도 “아직 성적은 어느 정도인지 모르지만 합격을 한 것을 보면 역시 무슨 생각이 들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합격의 제일의 비결”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다른 유사한 과목을 보는 시험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로 불안감을 달래고 공부에 매진했다고 전한다.

이제 안도의 한숨을 쉬는 그다. “저의 사회경험과 회사경력을 살려 금융과 부동산 쪽의 전문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그러면서 “사법시험이 없었다면 저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은 없었겠죠”라며 사법시험 존치를 희망했다.

다음은 송유준씨와의 일문일답.

-간략한 자기소개 및 합격 소감은.

서울 중대부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결혼을 하여 현재 두 아들을 슬하에 두고 있습니다. 2차 시험은 4시로 합격했으나, 두해걸이를 하여 총 기간은 더 오래 걸렸습니다. 역시 합격의 제일가는 전제조건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올해로써 더 이상 사법시험에 도전할 기회조차 없는 막판에 몰려 오히려 집중하게 되어 합격의 행운이 주어진 것 같습니다. 향후의 전망이 어떻든 간에 저로서는 합격자체로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하였으나 경제학으로 대성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었고, 법학 쪽이 더 적성에 맞는다는 판단을 하여 사법시험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 준 저의 짝에게 무한한 사랑과 감사를 보내며 두 아들과도 기쁨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사법시험 도전과 직장생활 사이에 고민했을 텐데.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늘 조직의 구성원으로만 움직여야 하는 한계가 있어 항상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한 전문직종에 대한 동경이 있었으나 가족 부양을 책임지는 가장으로 직장생활이 주는 안정성을 포기하고 사법시험에 도전하는 것은 고민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갈수록 제가 생각했던 전문직역의 꿈을 포기하고 인생을 마무리 한다는 것이 너무도 아쉬움이 남아 과감하게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초반에는 가족의 반대가 있었지만 수험기간 내내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었고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버티어 준 가족에게 오로지 감사하게 생각할 뿐입니다. 수험 초반기간에는 비교적 수월하게 경제적으로 대처했으나 후반부에 갈수로 점점 경제적으로도 압박이 심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오로지 합격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하나로 버텨 온 것 같습니다. 더구나 합격 외에 다른 곳에 취업도 어려운 나이여서 경제적 탈출구도 마땅치 않게 되어 더욱 합격에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사법시험 폐지에 따른 심리적 부담은 없었나.

2015년 1차 시험 때부터 너무나도 심리적 부담이 심했습니다. 사실 수험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초기의 긴장감이 서서히 약해져 갈 즈음이었는데 사법시험에 도전할 기회는 거의 마지막 인데다가 인원수도 급감하여 2015년 150명, 2016년 100명만 선발하는 시험에 과연 응시하여야 하는 것인지 부터 고민하여야 했고 도전한다 해도 과연 합격할 가능성이 어느정도 되는 것인지 스스로 의문이 생기는 상황이어서 절벽에 몰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절벽이 오히려 저 같은 장수생에게는 강렬한 자극제가 되었던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합격의 비결을 꼽는다면.

역시 시험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법시험은 막판까지도 사람의 의지력을 테스트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성격이 낙천적이라 포기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도 1차 시험 1-2개월 남겨둔 시기에 이런 정도 실력으로는 도저히 합격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부하기 힘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결과는 넉넉한 점수로 1차 시험을 합격하였습니다. 이번 2차 시험도 시험 2개월 정도 남겨두고 너무나 실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 합격은 고사하고 과연 답안지의 분량이나 다 채울 수나 있을지 걱정이 되어 포기하고 싶어지는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점수는 아직 모르지만 합격을 한 것을 보면 역시 무슨 생각이 들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합격의 제일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또 하나, 막판 4개월이 정말 합격을 좌우한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다른 건 몰라도 막판 4개월만큼은 저도 다른 사람 못지않게 열심히 하였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합격한 이유라면 이유라 생각합니다.

-합격에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인지.

민법의 윤동환 강사가 수업 중에 말씀하신 사항이 합격하려면 긴장감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고 자신감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결국 긴장감, 불안감 등과 합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의 조화를 잘 이루는 것이 합격하는데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적극 동감하는 바입니다. 수험기간 중 힘들었던 것은 가족들과 자주 볼 수 없다는 것이었고 사법시험이 없어지는 마당에 불합격시 몰려올 실패감과 그동안의 긴 세월이 낭비가 된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다른 유사한 과목을 보는 시험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으로 불안감을 달래고 공부에 매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가장 괴롭혔던 과목과 전략은.

헌법과 상법 그리고 형사소송법이 취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헌법은 1차 때부터 별로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데다가 암기하여야 할 내용이 너무도 추상적인 것이어서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오로지 300에만 의존하여 다른 책은 1회독하는 외에 거의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상법도 상법신강 외에 요약서가 없어서 막판 공부에 회독수가 나오지 않아 고생했던 것 같고 자신도 없었습니다. 형소법은 강사님의 강의내용만으로는 잘 정리되지 않았으나 책이 워낙 잘 정리 되어 있어 오로지 최종정리에 의존하여 시험을 치렀습니다. 자신없는 과목은 되도록 양을 줄이는 것이 오히려 전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 없을수록 회독수를 높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2차 공부 과정과 전략은 어떠했나.

2차 공부는 학원의 순환을 1순환부터 따라가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1순환 강의는 모두 들었고 2순환은 강의는 선택하여 들었고 모의고사는 2순환부터 모두 응시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후4법 3순환이 끝나고 기본3법 3순환은 저 나름의 4-2-1을 돌리기 위해 필요한 날짜를 제외한 일자만 응시 하였습니다. 그러나 7법 모두 4-2-1을 돌리기에는 3순환 일정과 너무 많이 겹치기 때문에 민법과 형법은 4-2-1에서 제외하고 중간 중간 반나절 4-2-1을 돌리는 일정을 잡았습니다. 완벽하게 4-2-1을 달성하지는 못하였지만 비슷하게는 달성하였고 이것이 합격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역시 당락은 민법과 형법이 좌우한다는 말을 은근히 실감하였습니다. 상법은 원래 자신없는 과목에다 이익공여 조문을 찾지 못해 5분 이상을 허비하였고 결국 조문적시도 없고 내용도 허술하였으며 연쇄적으로 2문도 매우 부실하게 작성하여 과락이 걱정되었습니다. 민소법은 1-3문을 전혀 엉뚱한 내용으로 서술하였으며 기타 형소법등도 재정신청에 재소자특칙 판례도 몰라 반대로 적었습니다. 다만 민법, 형법은 큰 누락없이 자잘한 논점은 많이 놓쳤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서술한 것 같아 이것이 주효하였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차 답안작성의 노하우는.

저는 후사법에서는 문학판검식 목차를 그대로 이용한 반면 민법과 형법에서는 쟁점별로 그냥 제목만 달고 내용을 조리있게 서술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에 목차에 너무 신경쓰지 않고 문제가 순리대로 풀려가는 순서대로 번호를 달고 서술하는 형식으로 약간 자유롭게 서술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든 문제에서 그 배경이 되는 조문의 적시를 빠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분량은 모든 과목을 8면 다 채우지는 못하였지만 7.5면 정도는 서술하였습니다.

-스트레스 극복과 체력 관리는.

스트레스는 쌓인 다음에 풀려고 하기 보단 모든 걸 낙천적으로 생각해 부정적인 생각을 지워버리려 노력하였습니다. 1순환 이전에는 가끔 주말에 영화 한편 보는 정도로 휴식시간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체력관리를 위해 특별히 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식사를 제때에 적당한 양을 규칙적으로 하는 점에 집중하였습니다.

-어떤 법조인이 되고 싶고 존경하는 법조인은.

저의 장점이라면 이미 사회경험이 있어 그 경험을 잘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고 대화를 통해 상대방에게 진심을 보여 신뢰성을 쌓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장점이라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이를 인격적으로 대하려고 노력할 자신이 있습니다. 아직 어떠한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확실한 상이 있다기 보다는 정직하고 성실한 법조인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각오가 있습니다. 수많은 훌륭한 법조인이 계시지만 역시 기억에 남는 존경하는 법조인은 고 조영래 변호사입니다. 그 분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남겨진 어록의 일부만 새겨 봐도 그분의 인간에 대한 사랑과 자세에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을 보면 존경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사회경험과 회사경력을 살려 금융과 부동산 쪽의 전문 영역을 파고들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입장은.

사법시험은 반드시 존치되어야 하고 이번에 비록 일시 폐지된다 하더라고 반드시 부활되어 여러가지 이유로 로스쿨에 갈수 없는 이들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사법시험제도가 없고 로스쿨로 일원화되면 저 같은 사람은 도저히 로스쿨에 입학조차도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로스쿨이 나이 많은 이들을 차별하는 것은 명확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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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6 00:15:03
로스쿨 변호사들은 명함에 로스쿨출신이라 파고다녀라..그렇게 인정받는다 생각되면..

ㅇㅇ 2016-12-09 13:59:06
로스쿨이 정상적인 제도고 사시가 비정상적 미개한 제도라는 것엔 변함없지요 ㅋㅋ

잭애스 2016-11-27 02:31:02
사 자직업하고 고시합격잔 거의다 명문대생 비명문대생이 그런시험합격한뉴스좀 보여봐라

남자 힘내자 2016-11-19 01:27:47
예전 연세대 경제학부면 진짜 공부를 잘하셔도 보통 잘하시는게 아니라 대박 잘하시는건데...짱입니다.

그리고 늦은 나이에 과감하게 자신만의 차별화된 전문성을 가지고자 사법시험에 도전을 하셨고 합격까지 다른 젊은 사람들에 비해서 얼마나 더 막막하고 힘들었을지 진짜 상상이 되질 않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짊어진 부담이 얼마나 크고 무시무시한 리스크까지 걸고서 모험을 하신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하고 밀어준 가족들도 대단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부디 건강하게 오래 사시면서 법조인으로서 좋은 일 많이 해주세요 화이팅 입니다.

ㅇㅇ 2016-11-15 19:41:15
로스쿨도 나이 많은 사람 받는다는 분들..그런 사람들 대부분 다른 전문자격증이나 학위가진 사람들이라는 건 아는지? 설령 로스쿨 합격한다고 해도 그학교 있는 지방에 가3년간 학교다녀야하는데 살던 지역에 부양가족있거나 생활터전있는 사람들은 어쩌란건지? 제발 아닌건 아니라고 인정하고 우기지 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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