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황용환이라고 하고, 서초동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오늘 저는 대통령님께 올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 이렇게 부족한 글이나마 몇 자 적어 올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사태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이미 잘 알고 계실 것 같기에 여기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사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오늘의 사태가 발생한 이유와 대처에 관한 것입니다.
먼저 아쉽게도 대통령께서는 국가의 정의에 대한 생각이 부족하셨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어떤 국가가 정의로운 국가인가를 먼저 생각하셨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거기서 정의로운 대통령, 정의로운 개인의 모습이 그려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대통령께서는 국가나 개인이나 ‘각자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 정의라는 플라톤의 말을 잊으시고 ‘대통령답게’ 행동하지 않으셨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분명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대통령이 되셨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대통령께서는 우리가 현재 알지 못하는, 그러나 모든 국민들이 진정 알고 싶어 하는 그 어떤 이유로 최순실의 국정농단행위를 방조하거나 심지어 청와대 수석이나 비서관 등 공적라인까지 동원해가며 그를 돕기까지 하셨습니다.
우리가 우리 손으로 직접 뽑은 우리의 대통령이 이런 말도 되지 않는 일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은 도저히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대통령께서 왜 최순실에게 그토록 의존했는지, 최순실이 이토록 엄청나게 대통령 뒤에서 호가호위 하는 동안 대통령은 무엇을 하셨는지 궁금해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무엇보다 이 점을 분명하게 밝혀주셔야 합니다.
지금은 대통령께서 먼저 솔직하게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모든 것을 고백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으셔야 할 때입니다. 지금 많은 국민들은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고, 국회는 탄핵절차를 개시하라고 합니다. 물론 대통령께서 하실 말씀도 많고 억울한 점도 많이 있을 줄 압니다. 그러나 국민을 이기는 지도자는 없습니다.
지금 상황으로 보아 대통령께서 물러나지 않으실 경우 나라의 혼란이 가중되고 연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우리나라가 위기에 처하고 우리 국민이 불행해지는 것은 결단코 원하지 않으실 줄 압니다.
물론 대통령께서는 대통령이 물러나면 그로인해 나라의 혼란과 국론분열이 가중될 것이라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력 있는 우리 국민을 믿으십시오. 대통령께서도 11월 12일 있었던 촛불집회를 보셨을 줄 압니다. 100만 명이 모인 집회를 질서 있고 평화롭게 끝내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대한민국의 힘입니다. 다시 한 번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위대한 국민을 믿고 모든 것을 내려놓으십시오.
2016. 11. 14.
서초동에서 변호사 황용환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