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문재인에 대한 두려움, 트럼프의 엉뚱한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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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문재인에 대한 두려움, 트럼프의 엉뚱한 축복
  • 오시영
  • 승인 2017.02.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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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시계가 마지막을 향해 바쁘게 치닫고 있다. 탄핵결정과 기각을 놓고 지지자들의 분열이 가속되면서 정국이 불안정하다. 그렇지만 정치권에서는 탄핵을 기정사실화하고 자천타천 후보들의 대선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국민들의 예상대로라면 벚꽃선거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추운 겨울 실시되던 대통령선거가 봄에 이루어지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국회의원선거가 4월에 치러지듯, 대통령선거가 5월에 치러지면 이 또한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이처럼 탄핵결정을 전제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현실인식이 안이하다. 대통령선거에 나서는 이들을 보면, 한 마디로 “자기 정치”를 해 온 사람들만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유민주당(변경 전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자기 정치 하는 것을 배신이라 낙인찍으며 자기 정치를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였다. 그 결과 당내에서 반반한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는 난임정당(임신이 어려운 경우 종래 불임이라 하였으나 지나치게 절망적 표현이라는 비판이 있어 요즘은 임신이 어렵다는 의미의 난임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불임정당보다는 난임정당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부랴부랴 황교안 국무총리를 대선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며 국민 간보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당(새누리당) 및 국민의당 등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친문패권주의”라는 울타리에 가두어 두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다. 지난 대선 이후 4년 간 자기 정치를 하며 수많은 난관을 거쳐 성장해 온 문재인 전 대표를 친문패권주의라는 프레임 안에 가두어 두려는 전략을 공공연히 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막상 친문패권주의의 실체가 무엇이냐 하고 물으면 반대자들은 “민주당 내 다수 세력으로 당내 권력의 독식”을 내세운다. 그 이외에는 친문패권주의의 실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당원들의 많은 지지를 받는 이를 무조건 “패권주의”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으로 올바르지 않다. 물론 당내 다수 세력이 비합리적인 패거리정치에만 몰두하는 경우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그러한 대표적 사례가 친박의 패권주의 및 현재의 정치적 몰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얼굴 마담격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이 망하니 덩달아 그 많던 친박들이 변변한 후보 하나 내세우지 못하고 함께 몰락하고 마니 말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매일경제와 MBN 공동의뢰로 지난 2월 8일과 9일 이틀간 실시한 대선후보 여론조사결과가 지난 14일 발표되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새누리당 황교안,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이 대선에 나선다는 전제에서 5인의 가상대결을 조사한 것이다. 5자 가상대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7.2%, 새누리당 황교안 후보는 20.1%,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3.9%,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5.4%,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0%로 나타났다. 특히 문재인 후보는 호남(55.8%), 서울(51.3%), 경기ㆍ인천(48.4%), 부산ㆍ경남(45.3%), 대구ㆍ경북(42.1%), 충청(37.7%) 등 모든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였고, 연령별로도 30대(63.7%)와 40대(60.1%), 20대(60.0%), 50대(38.8%) 등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전 국민으로부터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결과를 놓고 보면 이번 대선에서는 정권교체를 전 국민이 강력히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정치인은 자기 정치를 해야 한다. 자기 정치를 할 때 정치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분명해지고, 정치인으로서의 위상 또한 분명해진다. 한때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던 의원들의 몰락을 보고 있자면 자기 정치를 하지 못한 “쥐뿔도 없는 자들의 난장”이었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대선후보별 지지도와 별도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2월 11일부터 13일 사이에 실시한 정당별 지지도 정기조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48.4%, 자유한국당이 16.6%, 국민의당 14.5%, 바른정당 6.2%, 정의당 3.2%로 나타났다. 이러한 정당별 지지도는 앞서의 대선후보별지지도와 별반 다르지 않는 유사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의 대선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보니 이전까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문재인 후보를 흔들며 간보기를 계속하던 김종인 전 대표의 탈당설 및 제3지대론이 쑥 들어가 버렸다. 물론 노회한 정치인으로서 마지막 간보기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겠지만, 미처 예상치 못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불출마선언으로 더 이상 교활한 간보기가 불가능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한편 좀체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점점 거친 언어를 사용하며 최후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 역시 반기문 전 총장과의 빅 텐트론에 기대를 걸고 세 불리기를 시도하려던 모든 계획에 차질이 발생해 버린 것이다. 도토리 키재기하듯 자신의 존재성이 스러질 지경에 이른 손학규 전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하였지만 여전히 그 흥행성은 보장되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혀 있던 헛된 아집의 정치인들이 이번 대선판에서 모두 걸러지겠다는, 그래서 새로운 정치적 지평이 열리겠다는 희망을 본다. 난임정당이 되어 버린 자유한국당에서 수많은 후보들이 국민의 뜻과는 무관하게 대선출마를 선언하거나 선언할 예정으로 있다. 이러한 자들 역시 과대망상증에 걸린 “나라 말아먹을 자”들이 아니겠는가 싶어 한심할 뿐이다. 자기 정치를 하지 못한 자들, 사탕수수에서 단물만 빨아먹던 자들이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명도를 높이려는 정치적 의도로 대선출마라는 극단적 자기홍보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희극이자 비극이다.

국민들은 지혜롭다. 일반적으로 보수층과 진보층은 각각 30% 정도로 이보다 약간 많거나 적다. 그렇다면 나머지 40%가 중도층으로 좌 또는 우로 선거 때마다 지지층을 바꾸어 왔던 것이 대한민국 선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박근혜 보수정권의 극단적 무능과 부정부패로 인해 30%를 이루던 보수층이 스스로 붕괴되는 바람에 22.8%(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지지율)로 쭈그러들어버렸다. 그리고 중도층이 대거 보수정권에 대한 환멸로 진보층으로 쏠리는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부동층이 약 10% 정도 있지만, 그 결과 진보 대 보수 지지도가 7 대 3 정도로 선거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수와 진보로 분산되던 중도층이 박근혜 보수정권에 대한 넌덜머리로 대거 진보 대선후보를 지지한 결과라고 할 것이다. 물론 여전히 변수는 상존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로 안보 프레임이 강화될 수 있다. 북한이 지난 12일 평안북도 방현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하였다. 미사일 발사가 유엔 결의안에 대한 중대한 위반행위라며 유엔 안보리가 긴급회의를 열어 북한에 대한 규탄 성명을 채택하였다. 그런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우리 측에게 사전 통보하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왜냐하면 발사 전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 예상된다고 미리 밝힌 사실에서 이를 추측해 볼 수 있다. 우리 정보당국이 자체적으로 이를 감지하였을 것이 신뢰되지 않는다. 통상 북한이 불시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불시에 군사도발을 단행할 때도 있지만, 일상적인 경우에는 사전에 우리 측에 알려주고는 하였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발사일 이전에 이러한 징후가 예상된다고 밝힌 것을 보면 이번에는 북한에서 사전에 우리측에 통지한 것은 아닌지 미루어 짐작해 보지만, 정부가 이에 대해 정확하게 밝히지 않으니 단언할 수는 없다. 북한지도자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두 명의 여성에 의해 독극물로 보이는 액체로 살해되었다는 외신이 보도되고 있다. 두 명의 여성은 체포되지 않고 도주하였다고 한다. 남북관계에 어떠한 긴장관계가 형성될지 경계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정국은 탄핵정국으로 시끄러운데, AI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3천만 마리 이상의 가금류가 살처분되더니 구제역 확산으로 인해 천 마리 이상의 소가 살처분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조류독감과 구제역을 올해도 제대로 막지 못한 방역 당국의 무능은 통탄할 일이다. 이러한 와중에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막무가내식 경제정책이 우리나라 서민경제를 살리는 아이러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환율조작국지정정책이 그러하다. 중국과 일본이 자국 화폐가치 하락(환율인상)정책을 통해 수출을 늘리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환율정책으로 우리 경제정책당국이 환율 변동에 대놓고 개입하지 못함으로써 환율이 계속 떨어져 서민들의 주머니사정이 조금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출이 안 된다고 엄살을 피우지만, 이번 2월초에 수출액은 전년대비 72.8%가 늘어나기에 이르렀다. 물론 설날 연휴에 이은 일시적 현상도 포함되어 있지만, 지난 해 11월 2.5%, 12월, 6.4%, 올 1월 11.1%나 늘어나는 등 계속해서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다시 말해 환율이 인상(화폐가치 하락)하는 데도 수출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 동안 우리 화폐가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왔음을 의미한다.

정부가 대기업 위주, 수출업체 위주의 환율정책을 펴다 보니, 환율을 계속 높게 책정하여 수출 대기업에게 환차익이라는 특혜를 공공연히 인정해 왔는데, 탄핵정국이 되면서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공공연히 사용할 수 없게 된데다가 미국 트럼프 정권이 환율조작국에 대한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정책을 강제하다보니 미국에 찍힐까봐 겁먹은 외환당국이 환율 개입을 자제하다 보니 시장질서에 의해 환율이 계속하여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12월 1200원 중반대까지 치솟았던 달러가 트럼프 대통령 덕에 1130원대로 두 달만에 내려앉은 것은 서민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에 치중해 온 우리 정부 당국 논리대로라면 환율이 내리면 수출이 하락해야 하는데, 환율이 1250원 대에서 1130원대로 환율이 내려갔음에도 오히려 수출이 두 자리 수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음은 우리 외환당국, 경제정책당국이 얼마나 수출 대기업 위주의 특혜성 정책을 실시해 왔는지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탄핵이 되면 경제가 어려워지고, 안보가 불안하게 된다고 보수정권은 주장한다. 하지만 수출이 늘어나고 환율이 안정적인 것을 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지만, 이는 올해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해마다 연례적으로 북한이 해오고 있는 도발이고, 이에 대한 우리 안보당국과 미국, 유엔 등이 긴밀히 협조하고 있으므로 특별히 더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군도 비상경계단계를 격상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국의 선제타격 논의가 더 우려스러운 지경이다. 선제타격은 좋게 말해 선제타격이지, 실제로는 남북간에, 북미간에 “전쟁”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하면 당연히 북한도 남한을 공격할 것이고, 이는 결국 전면전으로 치닫는 단초가 되어 남북간에 6ㆍ25이후 전쟁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로서는 재앙 중의 재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남북간의 대화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하루 속히 정국이 안정되어 경제문제, 남북문제 등이 합리적으로 해결되는 길이 모색되어져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의 키워드는 정권교체이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 박근혜 정권이 정치를 잘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되었든 더불어민주당이 되었든, 아니 정의당이 되었든 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 가장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내 지지도 및 국민 지지도가 높은 것을 친문패권주의라고 호도하는 것은 간사한 정치적 모함일 뿐이다. 정책을 내세워, 국민으로부터 지지받을 수 있는 자기 정치를 해온 정치인을 후보로 내세워 정정당당히 대선에 임할 것이다. 탄핵정국을 계속하여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국민의 힘만이 진정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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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수 2017-02-17 15:45:19
숭실졸업생으로서 오시영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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