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감사일기로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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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감사일기로 행복한 삶
  • 송영숙
  • 승인 2017.02.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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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고시 공부할 땐 시험만 합격하면 만사해결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늦은 나이에 합격하고 연수원에 갔더니 더 치열하게 성적경쟁을 하게 됐다. 연수원 졸업 때는 나이가 있어 취업도 어려웠다. 법률사무소에 들어가서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일 덕분에 일요일에도 출근해서 일해야 했다.(당시엔 토요일도 당연히 일하는 날이었다.) 개업하니 전관도 아니고 인맥도 없는 여자 변호사라 사건을 수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변호사가 됐다는 것에 감사하자’ 생각하며 정말 열심히 인맥을 넓혀가며 일을 했다. 개업 1년 차 말엔 12월 한 달 내내 송년회에 참석하다가 성탄 전날 쓰러지기도 했다.

요즘엔 법조인 수 증가와 법률시장 개방으로 법조인들끼리 만나면 어렵다고들 하는데 필자가 개업할 때도 어려웠다. 게다가 여성법조인들은 가사일과 출산, 육아 문제 때문에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수 년 전 친구로부터 생일 때 ‘내 인생을 바꾸는 감사 레시피’라는 책을 선물로 받았다. 오마이 뉴스 등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논쟁적 기사를 남겼던 저자가, 사회적 좌절을 겪으면서 감사라는 새로운 희망에 눈을 뜨게 된다. 저자는 스스로 감사를 실천하기로 마음먹고 2년 동안 거의 날마다 한 건 이상 감사스토리를 썼는데, 감사하는 삶을 통해 스스로의 삶이 달라져 행복해질 수 있고, 나아가 그것이 진정한 사회개혁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책을 손에 잡자마자 그 자리에서 책을 다 읽고 나도 감사 일기를 작성해 보기로 했다. 당시 필자는 중대한 결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결단을 못 내리고 있었다. 일을 하는 목적이 가족의 화목을 위해서라고 말하면서도,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퇴근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나도 지쳐있었고 또 가족인 친정어머님께나 남편에게 아무것도 못해 주어 늘 빚진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새벽기도에 참석해 하루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약속 때문에 집에서 점심식사나 저녁식사는 못하더라도 친정어머님과 남편을 위해 아침 식사는 내가 준비해서 같이 먹고 출근하기로 결심했다. 새벽기도 참석과 아침식사 준비 및 함께 식사하는 일을 실행하여 감사일기의 첫번째로 쓰고, 업무 외에 감사할 내용을 하루에 두가지씩 찾아 그렇게 감사 일기를 써 나갔다.

사실 변호사로서 업무도 많고 거의 매일 저녁 약속이 있는 나로서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다녀와 식사 준비를 하고 함께 식사한 후 출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 전에는 컨디션에 따라 아침을 준비하기도 하고 못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감사 일기첫번째로 ‘새벽기도를 다녀와서 식사 준비를 하고 어머님, 남편과 아침식사를 할 수 있게 돼 감사합니다.’라고 매일 쓰다 보니 새벽기도를 가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것이나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힘든 일이라기보다는 가족을 위해 무언가 하는 일이 있어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어머님께서는 딸과 매일 아침식사를 같이 한다고 기뻐하셨고, 남편은 처음엔 ‘그렇게 하는 것이 얼마나 가겠는가’라고 생각했다는데, 1년, 2년 계속하는 것을 보고 동료나 후배들에게 ‘아침밥 먹고 다니는 남자’라고 자랑하며 뿌듯해 했다고 한다.

만약 새벽기도 가고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것을 의무라고만 생각했다면 오랜 기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감사하며 하다 보니 더 감사한 마음이 생기고, 그래서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기꺼이 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업무 외 다른 일상생활에서 감사할 일을 찾다 보니 내가 혼자가 아니라 주위 분들의 도움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주위 사람들의 소중함도 더 깊이 느끼게 됐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다 보니 점차 감사할 일들이 더 늘어나 행복해지기도 했다.

성경에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이 있다. 현실은 어렵고 힘든 일이 많은데 어떻게 범사에 감사하라고 하는 걸까. 기쁘고 좋은 일에는 당연히 감사할 수 있겠지만 슬프고 힘든 일이 있을 때도 감사할 수 있을까. 필자도 쉽지는 않았다. 감사 일기를 쓰면서 늘 기쁘고 즐거운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았다. 삶이란 고난의 연속이니까. 그런데 감사 일기를 작성하면서 어렵고 힘든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보니 더 최악의 상황이 되지 않은 것에 감사하게 되고, 그 이후엔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일이 해결되기도 했다. 힘든 상황에서 힘들다고만 하면 상황은 더욱 힘들어 지겠지만, 생각을 바꾸어 감사한 조건으로 받아들이면 오히려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매일 감사 일기를 작성해 보면서 행복을 만들어내는 삶을 살아 보길 권유한다.
‘그러니까 감사, 그럼에도 감사, 그럴수록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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