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소득 진입장벽’ 보여주는 장학금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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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소득 진입장벽’ 보여주는 장학금 신청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7.03.21 17:03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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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학기 취약계층 장학금 신청자 40% 소득 10분위
한양대 ‘최다’…이화여대·건국대·고려대도 과반수↑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장점으로 꼽히는 ‘취약계층 장학금’이 로스쿨에 소득에 따른 진입장벽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징표가 되고 있다.

최근 교육부가 공개한 2017학년도 1학기 취약계층 장학금 신청자 소득분위표에 따르면 전체 장학금 신청자 4,188명 중 1,560명이 최고소득계층인 10분위에 속해 있다. 소득 분위는 통계청이 우리나라 전체 가구를 분기 소득 수준에 따라 10단계로 나눈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이 많다.

취약계층 장학금은 연평균 1,500만원에 달하는 로스쿨의 비싼 등록금과 그로 인한 서민층의 진입 장애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로스쿨은 장학금 지급액의 70% 이상을 경제적 환경을 고려해 지급하도록 하고 있으며, 로스쿨에 지원되는 국고의 대부분이 취약계층에 대한 장학금으로 지급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 로스쿨 교육역량강화에 책정된 예산 47억 5,000만원 가운데 42억여 원이 취약계층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특히 장학금 지급 1순위인 기초소득자에서 소득 2분위까지는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2순위인 소득 3분위는 90% 이상, 3순위인 소득 4분위와 4순위인 소득 5분위는 각각 등록금의 80%와 70% 이상을 지급하도록 한다. 소득 6분위 이상의 경우 지급비율을 대학자율에 맡겨져 있다.
 

 

이처럼 적지 않은 국고를 로스쿨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사용하고 있지만 취약계층 장학금 신청자의 40%가 최고소득계층이라는 사실이 공개되자 취약계층 장학금이 당초 도입취지와 달리 부적절하게 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 소재 사립 로스쿨의 경우 소득 10분위 비율이 46.5%로 장학금 신청자의 절반에 육박했다.

등록금이 비싼 사립 로스쿨이 공립 로스쿨에 비해 소득 10분위 신청자의 비율이 높았고 서울 소재 로스쿨이 지방 로스쿨에 비해 소득 10분위 신청자가 많았다. 전체 25개 로스쿨 중 10분위 신청자가 가장 많았던 곳은 한양대로 전체 신청자 238명 중 56.3%에 달하는 134명이 소득 10분위에 속했다. 이어 이화여대 52.6%(192명 중 101명), 건국대 51.96%(102명 중 53명), 고려대 50.9%(218명 중 111명) 등이 장학금 신청자의 과반수가 소득 10분위였다.
 

이번 장학금 신청자 소득분위표를 살펴보면 교육부가 지원하는 전액장학금 대상인 소득 2분위까지의 저소득층은 기초소득자 114명, 1분위 553명, 2분위 389명 등 총 1,056명으로 전체 신청자의 25.2%에 불과했다.

장학금 신청인원은 중위권 구간에서 급격히 줄어든다. 3분위는 184명, 4분위는 166명, 5분위는 176명, 6분위는 190명, 7분위는 186명이 취약계층 장학금을 신청했다.

고소득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8분위와 9분위의 취약계층 장학금 신청자는 각각 295명, 375명이다.

이처럼 ‘취약계층 장학금’이 도입 취지나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운영되고 있는 것은 로스쿨 재학생 상당수가 고소득층에 속하기 때문이다. 8분위 이상에 속하는 장학금 신청자에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인원을 포함하면 전체 로스쿨 재학생의 3분의 2가량이 고소득층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로스쿨의 높은 등록금에 부담이 적은 고소득층이 로스쿨에 압도적으로 많이 진학하고 있고, 경제적 취약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형 및 전액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로스쿨에 진학하고 있는 가운데 중산층은 가장 낮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사립의 경우 연평균 2천만 원, 국공립도 1천만 원에 달하는 로스쿨의 비싼 등록금과 입시에서 요구되는 스펙을 쌓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 등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불확실하고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도 전액 장학금이 보장되지 않는 중산층에 큰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국 재학생의 대다수가 고소득층 출신인 상황에서 취약계층 장학금을 규정에 맞게 운영하기 어렵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11월 ‘법학전문대학원 평가기준 내실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이종근 동아대 로스쿨 원장은 “장학금 지급에 관한 현행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경제적으로 취약하지 않은 학생을 억지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계층으로 분류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으며 학생들의 모럴해저드를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도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이종배 대표는 “사법시험이 유지돼야 한다는 여론이 85%에 달하는 상황에서 로스쿨이 서민에게도 활짝 열려 있는 제도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장학금은 마련했지만 정작 서민을 위해 확보한 장학금의 혜택을 누릴 서민의 자녀들은 로스쿨의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로스쿨 진학을 포기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누구든 도전할 수 있는 사법시험이 존치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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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7-04-01 22:54:22
취약 계층에게 도움 될지 모르지만 중산층(300-600) 사이 계층은 도저히 로스쿨 갈 수가 없지.
오히려 가난해야 로스쿨 가고 평범하면 못가는 아이러니....

ㅋㅋㅋ 2017-03-30 12:39:47
장학금 신청자 = 장학금 수령자 인가? ㅎㅎㅎ 기자가 신청자만 가지고 기사 썼네. 10분위는 신청도 하지 말란 소린가?

기자쩔어 2017-03-22 17:01:28
신청자를 마치 장학금 수령자인냥 포장하누 수준ㄷㄷ
거의 친사시 사존모기관지급.. 사법시험 많은 비율로 강남구출신이라는 기사를 5년전쯤 본듯한데
꼭 로스쿨만 물고늘어나네?
저기 기초수급자, 1-5분위까지는 전액이나 전액에 준하는 지원을 받고 변호사가 된다는 팩트는 극히 축소보도하고 로스쿨이 고소득층만의 전유물이라는 식으로만 호도하네.

ㅇㅇ 2017-03-22 13:22:06
로스쿨 문제가 많다.

ㅇㅇ 2017-03-22 10:13:42
로스쿨 특징 = 고시도 똑같이 비싸다면서 고시통계낼땐 온갖 생활비
옷값도 넣는데 비해 자기들 학비 얘기할땐 꼭 학비만 얘기함. 왜냐면 기숙사비라도 포함시키면 연3-4천 그냥 넘어가서. 그리고 지방대나 고령자들 입학이 아예 원천봉쇄돼 있으니 문제인건데 꼭 장학금 어쩌고 할정도로 논점 못잡는 빡통임. 변시는 민법 1타도 민망해질 난이도인데도 어렵다며 징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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