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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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74)
  • 박준연
  • 승인 2017.03.2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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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로펌 면접을 앞두고

로펌 면접 일정이 잡혔다. 자,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이런 글을 면접 준비를 하면서 많이 찾아 읽고, 실제로 내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정리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 출신 지원자의 입장에서 내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예상 답변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물론 면접에서 예상한 질문만 받는 것도 아니고 모든 질문을 다 예상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경우, 간략하게 자기 소개를 해보라거나, 지원 동기를 설명하라거나, 하필이면 왜 우리 회사인가, 다른 후보자에 비해 특히 우리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은 무엇인가 등 면접시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미리 생각을 해서 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런 질문에서 말문이 막힌다면 면접 준비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또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질문 내용이지만, 어느 정도 깊이 생각을 하는가에 따라 답의 깊이도 달라질 수 있다.

질문의 답을 어느 정도 생각한 후에는 자연스럽게 말하는 연습을 한다. 가족들이나 심지어 주변에 사람이 없다면 고양이나 강아지 앞에서 답을 하는 연습을 하라는 조언도 있다. 내 경우는 면접 직전에 답안 포인트를 몇 개 적은 다음 가지고 다니면서 길에서 중얼거리면서 자연스럽게 답을 할 준비를 했다. 지원 조건에 외국어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외국어로도 같은 질문에 대한 보다 간략한 답을 준비하여 연습을 했다.

로스쿨 재학중에 처음 면접을 하면서 들은 이야기는, 표정이 굳어있고 소극적인 인상을 준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몇몇 면접을 경험했지만, 면접에는 어느 정도 문화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로펌에 한정된 것이 아니고, 미국 기업 면접에서는 밝은 인상, 한국 문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지나치게 자기 자랑을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관심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 목소리 톤에 대한 지적을 받은 적도 있다. 우리말 억양이 섞인 영어는 어쩔 수 없지만, 노력을 하지 않으면 좀 어두운 느낌으로 들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면대면 면접에서는 표정을 부드럽게 함으로써 이런 인상을 줄일 수 있지만, 전화 면접에서는 목소리만으로 모든 정보가 전달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앞의 예상 질문 이야기로 돌아가면, 그런 이유로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모어를 섞는 것도 좋다. 개인적 경험으론 면접하는 변호사들이 웃음을 터뜨린 면접이 곧 결과가 좋았던 면접이었다.

또 면접하는 변호사들에게 물을 질문을 준비한다. 대부분의 면접이 궁금한 것 없냐는 질문으로 마무리되는 만큼, 질문을 미리 생각해두는 것은 중요하다. 흔히들 로펌 홈페이지에서 금방 찾을 수 있는 내용을 물어보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내 생각에는 꼭 그렇지는 않고,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이라도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 예컨대 어느 도시에 오피스가 있냐는 질문 같은 것이 아닌 이상, 로펌 내부의 관점에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우연치 않게 내가 고민하는 내용을 질문 받으면, 정말로 이 자리에 관심이 많다는 인상을 받는다. 또 개인적인 경력에 바탕을 둔 질문도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로펌 홈페이지의 개인 인적사항에 경험한 업무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을 하면 역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꼭 변호사뿐만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그렇다.

면접 직전이 되면 입을 옷, 신을 구두 등을 미리 챙겨놓는다. 로스쿨 동기들과 면접에 가는 길에 구두가 부러져서 급하게 구두를 사서 신었다는 경험담을 나눈 적도 있지만, 이런 긴급 상황(?)은 피할 수 없을지 몰라도 최소한 면접 당일에 당황하는 것은 피할 수 있다. 또 면접 당일에는 이력서와 성적 증명서 등 지원서류로 제출한 서류들을 다시한번 읽어본다. 내 얘기라서 내가 제일 잘 아는 것 같지만, 로스쿨 졸업 몇년 후 로스쿨 수업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건 실제 내 경험이다). 그런 이유로 이력서에 적은 구체적인 내용이나 로스쿨 활동, 수강한 수업 등에 대한 기억을 새롭게 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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