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 JUSTICE] TV 속 법조인, 바로 이 배우- tvN 토일드라마 ‘무법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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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 JUSTICE] TV 속 법조인, 바로 이 배우- tvN 토일드라마 ‘무법변호사’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8.06.23 0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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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법조매거진 7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최근 TV 드라마에 법조인의 등장이 부쩍 늘었다.
드라마는 현실을 토대로 하여 만들어 지기에, 드라마 속 법조인 역할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법조인의 삶과 특성을 파악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TV 속의 법조인, 그들을 살펴본다.
정리 김주미 기자
사진 tvN 토일드라마 ‘무법변호사’ 홍보팀
 

 

무법(無法) 아닌 무법(武法)!
인권변호사였던 엄마의 복수를 위해 지역의 거대 악(惡)인 어느 판사를 상대로 통쾌한 복수극을 벌이는 변호사 이야기, 드라마 ‘무법변호사’ 속 법조인들을 살펴 봤다.

법정 활극,
그러나 무법(無法)의 현 세태를 비판하는
쩌렁쩌렁한 드라마

날렵한 인상만큼이나 날렵한 무예를 TV 화면 속에서 현란하게 선보이는 이준기(봉상필 역)는 이 드라마에서 조폭 역할이 아닌 변호사 역이다. 물론 조폭 출신으로 일명 ‘학교(감옥)를 다녀온 변호사’이긴 하다. 무협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등장인물과 같이 봉상필 또한 어릴 때 눈앞에서 어머니를 잃고 서울로 도망쳐 조폭 두목인 외삼촌 밑에서 자라는 인물로, 낮에는 주먹을 연마하고 밤에는 법전을 섭렵한다. 그렇게 18년 동안 복수의 때를 기다리던 봉상필은 자신의 능력과 재능과 일상이 복수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이르렀다고 판단이 되자 복수의 대상이 살고 있는 악의 도시, ‘기성’으로 향한다.
 

봉상필 역을 맡은 배우 이준기 / 사진 더 틱톡 제공

봉상필이 복수를 꿈꾸는 대상, 차문숙 판사는 단순히 기성에 ‘살고만’ 있는 게 아니다. 기성이라는 도시의 정점에 서 있는 절대 세력, 절대 악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눈 먼 세상이 차문숙을 부르는 별명은 ‘기성의 마더 테레사’. 그녀는 기성 지역 법조 명문가의 고명딸로서 존경받는 차병호 판사의 영애(令愛)다. 대법원장 자리도 수차례 고사하며 고향에 남아준 청렴한 판사시니, 어찌 기성 지역 주민들로부터 칭송과 사랑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심지어 그녀의 명판결을 듣기 위해 기성까지 찾아와 재판을 방청하는 골수팬이 존재한다. 실로 한국의 솔로몬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녀의 민낯과 진실을 아는 봉상필이 나타나서는 그녀의 속을 긁는다. 차문숙이 밑 빠진 독과 같이 끝을 모르는 탐욕으로 죄 없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희생시키고 각종 이권을 챙긴 비리의 화신이라는 걸 알고 있는 그다.

봉상필은 그녀 옆에 기생하면서 악에 부역하고 있는 수족들부터 하나씩 쳐내며, 희뿌연 안개 속에 갇혀 있던 도시 기성을 진실의 빛으로 밝혀 나간다. 철옹성과 같던 차문숙의 세상은 마침내 종말을 고하게 된다.

이처럼 선악의 대립 구도가 뚜렷하고 빠른 스토리 전개, 시원한 상황 연출을 보이는 탓에 <무법변호사>는 자칫 무협 드라마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굵직하고 분명한 주제의식을 가진 엄연한 ‘법정 드라마’다. 무엇보다 요즘 같은 사법 현실에서 이 드라마의 메시지가 주는 울림은 여간 크지 않다.

사람의 존경심과 칭송까지, 별다른 기여도 없이 부모로부터 고스란히 물려받은 경우의 인물을 우리는 알고 있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법과 그 법이 추구하는 정의가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목격한다. 사회 지도층인 법조인, 정치인에 언론까지 결탁하여 거대한 그들만의 세상, 그것도 부패의 온상을 형성할 수가 있다는 것을 보기도 한다. 이 모든 요소들을 배경으로 깔아 놓은 이 드라마, 소리치지 않는데도 쩌렁쩌렁한 울림을 준다. 무법(無法)과 싸우고 부패한 세상에 맞서야 하는 고단한 시민들에게 청량감마저 안겨준다.

악과 결탁한 판사,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기를

차문숙 역의 배우 이혜영 / 사진 더 틱톡 제공

배우 최민수와 카리스마를 견줄 여배우로 이혜영이 등장하는 것은 탁월한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더 테레사로 보이지만 절대악의 정점인 인물의 이중성을 표현하기에 이혜영 만한 배우가 없다는 평가다. 법복을 정갈하게 차려 입은 그녀가 (자신의 기준에서) 한 치의 오차 없는 완벽한 판결을 내리는 모습은 판사가 등장하는 드라마 중에서도 진풍경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눈빛만으로 압도적 아우라를 뿜어내는 차문숙, 그런 그녀가 구축하는 악의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 위용이 짐작될 정도다.

최근 여성 판사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났다고는 해도 차문숙과 같은 캐릭터를 일반 시민들이 접하기란 쉽지 않다. 드라마 속 차문숙이 속한 7인회 모임 같은 것에라도 속해 있는 시민이라면 모를까.(그렇다면 그는 더 이상 ‘일반’ 시민은 아닐 테지만 말이다.) 이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차문숙 같은 인물을 자주 접할 수 있는 사회란 결코 아름답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현실보다 과장되어야 하는데 실상은 현실이 드라마와 매한가지라고 여겨질 때, 그런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시민들에게는 낭패감이 남는다. 무법변호사에서 보이는 여러 사람과 사건 유형에 대해 “현실에선 볼 수 없고 드라마니까 가능한 전개지”라는 말을 끝까지 할 수 있게 되길 바라게 된다.

판사를 때리고 업무정지 먹은
‘신선한’ 변호사

청순하고 가녀린 외모의 사무장 하재이(배우 서예지)는 판사를 때리고 업무정지 먹은 변호사로 설정됐다. 유엔국제사법재판소(ICJ)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판사를 때리는 바람에 조폭 사무실 같은 법률사무소의 사무장으로 있다. 유치원 다닐 때부터 자기주도적이었다는 영재다. 과외 한 번 한 적 없고 학원 한 번 다닌 적 없는데 학창시절 내내 수석을 지켰다는 용한 캐릭터다.

하재이 역의 배우 서예지 / 사진 더 틱톡 제공

하재이 또한 무협지 여주인공으로 등장할 것 같은 인물 유형이다. 어릴 때 엄마가 실종됐고 엄마를 찾으려고 법조인이 된다. 변호사 업무 정지를 먹고서는 아버지 채무를 갚으려고 사무장으로 취직한다.

한국에서 변호사가 업무정지 되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 변호사 징계가 ‘솜방망이’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다. 12년 전 처음으로 비리 등 혐의로 재판 중인 변호사들에 대하여 업무정지가 내려진 바 있는데, 대부분의 변호사 징계는 과태료와 견책 등 경징계에 그친다. 따라서 현실에서 변호사가 담당 판사를 때렸다고 하여도 그 사실만으로 업무정지가 내려질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그 이전에, 아무리 판사가 오만하여 여성비하 발언을 일삼고 비상식적인 판결을 선고한다 하더라도 하재이처럼 그런 판사를 폭행할 수 있는 변호사를 현실에서 접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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