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 JUSTICE] 성영준 변호사의 여의도 스케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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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 JUSTICE] 성영준 변호사의 여의도 스케치 (4)
  • 성영준
  • 승인 2018.11.0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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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준 변호사
국회 비서관

※ 이 글은 법조매거진 <LAW & JUSTICE> 9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오늘은 선거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지난 6·13 지방선거는 제가 보좌진으로 경험한 첫 선거였습니다. 마침 제가 모시는 의원께서 소속 정당 최고위원이자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해서 선거의 전체적인 국면을 지근거리에서 경함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선거는 많은 사람들의 꿈과 열정이 모이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경우에는, 기초의회, 광역의회, 기초지방자치단체장,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등 다양한 단위에서 선거가 있어, 어느 때보다 많은 후보가 지역주민의 선택을 갈망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 그리고 정의당까지 가세했다는 점은 선거판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선거의 과정을 버스에 비유하자면, 운전석에는 후보가, 조수석을 위시한 앞 열에는 선거운동원들이 똘똘 뭉쳐 6월 13일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있었던 곳은 눈에 띄지 않는 중간 어디쯤이었지 싶습니다. 국외자는 아니지만, 한 가운데에서는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한두 마디 보태는 정도가 제 역할이었습니다. 그렇게 어중간한 내부자가 되어 지켜본 선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선거의 이면이었습니다.

각 정당의 후보자를 공천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낙천자들, 선거에 필요한 물품이나 공보물을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는 이른바 선거산업의 존재 등은 유권자로서 선거를 바라볼 때에는 주목하지 않았던 지점이었습니다. 자신의 낙천을 받아들이지 못해 시당과 의원실을 오가는 분들에게 선거는 꿈이 아니라 좌절이었고, 수천 수억을 호가하는 선거산업의 종사자들에게 선거는 이상이 아닌 현실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맡았던 역할은 선대본부장의 메시지였습니다. 기존부터 담당했던 최고위원 메시지 담당 역할의 연장선이었습니다. 타인의 머릿속을 헤집어볼 수 없기에 누군가의 메시지를 대신해서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낸다고 해도 그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의견이 발화자의 의도와 다르면 그 메시지는 실패한 메시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메시지를 쓸 때에는 그 사람에 대한 공부도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듯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의원님의 기존 인터뷰나 칼럼을 찾아 읽는 것이 일이었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의원님의 철학을 읽어내고, 좋은 표현을 찾아내어, 매 순간 화제에 부합하도록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메시지가 기사화되어 보도될 때가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의원실에서 근무하면서 겪었던 가장 큰 이벤트가 바로 지난 호에서 말씀드렸던 국정감사와 이번의 선거였습니다. 누구 하나 빠짐 없이 출중한 사람들이 국민 앞에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경쟁하는 장이다보니, 이른바 ‘시간을 갈아 넣어야 하는’ 시간이 발생하는 기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기간이 아내의 임신과 출산이라는 가정사와 겹쳐 더욱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는 임신 초기 고생하는 아내를 못 본체 늦은 퇴근을 반복했고, 선거 기간에는 오로지 산후조리원에 모든 것을 맡기고 주말도 없이 사무실로 나서야 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길로 인해 아내가 부담해야 하는 몫이 늘어났다는 점이 못내 안타깝고 미안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이른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삶의 질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결심이 조금 더 힘든 가정으로 귀결되는 일은 없도록 조금 더 노력해야겠다는 개인적인 결심을 마지막으로 이번 글은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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