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로스쿨을 지원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기사승인 2018.11.21  15: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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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변호사

- 이런 결심 없으면 로스쿨엔 들어오지 말라 -

이제 로스쿨 입시철이다. 전국의 만여 명 가까운 소위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법조인이 되겠다는 각오로 로스쿨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 시즌이 지나면 2천 명 신입생들이 로스쿨에 들어 와 법률공부를 하게 될 것이다.

로스쿨에 뜻을 두고 있는 친구들에겐 실망일지 모르지만, 나는 솔직히 요즘 로스쿨 들어오겠다고 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선뜻 도전해 보라는 말을 못한다. 로스쿨이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가 그들의 암울한 미래와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로스쿨 교육을 통해 유능한 법률가를 만들어내긴 어려운 구조다. 비법학도로선 터무니없이 짧은 수학기간, 매년 낮아지는 변호사시험 합격률, 법조인 양성에 부적절한 교육내용 등등... 비난의 십자포화를 받아 마땅한 게 지금 로스쿨의 현실이다. 그러니 그들이 그곳에 들어오면 십중팔구 실망하고 후회하게 되어 있다. 더 큰 문제는 로스쿨을 졸업한 이후에 벌어지는 생존경쟁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변호사 2만 명 시대에 돌입했고, 곧 3만 명 시대로 들어간다. 세계 어디에서도 이렇게 변호사 수가 급속히 늘어남으로써 법조를 정글처럼 만든 곳은 없다. 로스쿨 변호사들은 끝이 보이지 않은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결코 그들 앞엔 꽃길이 없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로스쿨에 들어와 법률가로 양성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이 없다면 이 복잡한 사회가 만들어 내는 그 많은 갈등을 누가 처리할 것인가. 그들이 없다면 이 나라의 법질서를 누가 지켜 낼 것인가. 한 가지 다행스런 것은 제도가 아무리 후져도 훌륭한 법조인은 탄생한다는 사실이다. 상당수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 중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친구로서 과거 선배들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솔직하게 말하면 그들은 교육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원래 재목이 좋은 법률가들이다. 제도와 관계없이 그들이 법률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축복이다.

이런 상황에서 로스쿨을 지원하고자 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내가 진심으로 해 줄 수 있는 말은 다음 몇 가지 사항이다. 귀담아 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첫째, 로스쿨에 들어와 공부하는 것만으론 유능한 법률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유능한 법률가는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부실한 로스쿨 교육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그러니 주체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법률가로서 평생 공부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법학은 잠간 머리 좋은 것으로 공부할 대상이 아니다. 법학공부는 머리보단 엉덩이로 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야속한 말로 들릴지 모르지만 공부가 싫은 사람은 로스쿨에 들어와선 안 된다.

둘째, 공부만 잘한다고 유능하고 훌륭한 법률가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법률가, 특히 변호사는 동적인 직업이다. 주어진 일에만 익숙한 사람들은 성공하기 힘들다. 스스로 할 일을 찾아야 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 나서야 한다. 해답은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각각의 문제에 각각의 답이 있다. 부딪히고 또 부딪혀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책상머리에서 공부해 시험 보는 것은 잘하지만, 능동적으로 일하는 것은 못하겠다’는 사람은, 로스쿨에 들어오지 말라. 졸업 후 후회한다. 공부 잘한 게 별것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셋째, 비판적 시각을 갖고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법률가만큼 좋은 직업은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뿌리 뽑고 싶은가? 우리 사회의 변화에 참여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로스쿨에 들어와 법률을 공부하라. 그것만큼 강력하고 좋은 수단이 없다. 하지만 법률 공부해 돈이나 벌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법률가의 길은 잘못된 선택이다. 머리 좋고 유능한 변호사일지라도, 재벌회사에 들어가 회사원 되는 것보다 못하다. 돈 아무리 잘 벌어 보았자 의뢰인 재벌회장에겐, 그깟 변호사란 머슴에 불과하다.

박찬운 desk@lec.co.kr

<저작권자 © 법률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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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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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성하세요 2018-12-06 03:38:28

    이미 로스쿨에서 고생하고 있는 제자들
    5탈이랑 합격률 부터 관심 부탁드립니다.

    멋진 말씀보다 궁지에 처한 제자들 부터 챙기심이..신고 | 삭제

    • 시험도 시험답게 내야지 2018-11-26 19:12:44

      과연 교수님 심지어는 출제하신분들도
      변시응시하면 기준점통과가 가능할지

      현직 변호사들도 못푸는 문제가지고
      실력이 어쩌니 저쩌니 해대는게 진짜 웃김.

      백번 양보해서 지금같은 시험만능, 변시우선주의로
      가는게 맞다고해도, 그시험이란게 실제 써먹을 수 있는거 그리고 활용가능한것들로 정밀하고 공정하게 평가해야
      하는건데

      지금 변시같은 시험에서 백날 점수 잘받는다고
      그게 법조인 실력이고 자질이고 3년간의 교육적 성과고 그런건가?

      밥그릇 지키려고 버둥대면서 되도않는 시험갖고
      줄세우기에만 몰두해서 엘리트놀이 그만하고
      취지대로 운영 좀해라신고 | 삭제

      • 진짜중요한건 2018-11-26 14:44:02

        당신들 밥그릇 챙기겠다고 로스쿨의 잘못된 부분을 미화하는데 앞장서고 문제없다고 주장하던 모습이 선한데 누가 누굴 가르키려 드는 건지 참나..진짜 연구대상들임.신고 | 삭제

        • 00 2018-11-25 19:39:36

          로스쿨 시스템에서 개혁대상인 교수들은 반성해야합니다.신고 | 삭제

          • 중요한게 빠졌네 2018-11-25 15:37:22

            넷째, 좋은학벌 좋은 인맥, 튼튼한 재력, 젊은 나이에 도전하라 로스쿨은 자교 인서울이 아니면 도전하기 어렵거니와 주변의 환경에 따라 법학적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좋은 인맥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로스쿨을 지원할지 말지를 결정하라, 로스쿨은 상당한 비용이 든다 또한 전업으로 도전하지 못하는 파트타이머, 직장인은 전념하지 못하므로 필요 없다. 또한 로스쿨은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오래 앉아있을 수 있는 시간이, 공부학습력이 저하되므로 우리는 최대 30대로 정하여 선발하므로 그 나이가 지났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는게 신상에 좋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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