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알프스를 달리는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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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알프스를 달리는 기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9.03.15 11: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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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이번에는 힐링하고 싶을 때 가끔 보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할까한다. 이것도 꽤나 오래 전에 개봉한 영화인데다 특별히 흥행한 영화는 아닌지라 독자들 중에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은 최대한 삼가려고 하는데 보고 싶은 마음은 들게 만들되 중요한 내용은 잘 숨기는 적절한 선을 잘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영화의 제목은 ‘투스카니의 태양’으로 2004년에 개봉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아시아계 최초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던 산드라 오의 팬으로서 그녀가 주인공의 친구 패티역으로 출연한다는 이유로 선택한 작품이었다.

잠시 영화의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주인공 프랜시스는 성공한 작가이자 비평가다. 요리도 잘하고 수년간 수입도 없이 책을 쓰고 있는 남편의 생계도 책임지는 능력 있는 주부이자 가장이기도 하다.

어느 날 제자의 소설 출간 파티에 참석한 프랜시스는 그녀가 비평한 작품 중 하나를 쓴 작가를 만난다. 그는 프랜시스가 자신의 작품에 혹평한 사실과 프랜시스가 평한 내용을 전하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는다. 당황스런 표정을 짓는 프랜시스에게 남자는 남편의 안부를 물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남기고 자리를 떠난다.

그렇다. 프랜시스의 남편은 열심히 책을 쓰고 있던 게 아니라 바람을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 파티신 뒤로 이어지는 장면은 변호사 사무실. 울고 불며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라고 악다구니치는 막장극은 없다. 막장극도 없지만 어처구니도 없다.

프랜시스가 살고 있는 주의 법에 따르면 혼인관계의 파탄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와 상관없이 프랜시스가 자신에게 생계를 의지하고 있던 남편에게 재산의 반과 더불어 프랜시스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거액의 위자료까지 지불해야 한다는 것. 그런데 남편과 내연녀는 환경과 학군이 좋은 프랜시스의 집을 원하고 그 집을 내주면 감당할 수 있는 선으로 위자료가 조정될 것이라는 변호사의 조언을 듣고 있는 프랜시스의 표정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결국 모든 것을 내주고 방음도 되지 않아 옆방 거주자의 서러운 울음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파탄난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이 쉬어가는 아파트로 옮겨간 프랜시스. 여기서 그녀를 구원할 계기를 마련해주는 게 바로 친구 패티다. 패티는 연인과 갈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런 임신으로 취소해야 하던 이탈리아 여행권을 프랜시스에게 선물하고 망설이는 프랜시스의 등까지 힘차게 떠밀어 줬다.

토스카나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건물들이 가득한 시가지, 온갖 꽃들이 만발한 아름다운 들판과 숲, 무엇보다 그 아름다운 풍경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고 마음까지 따뜻하게 감싸줄 것 같은 태양!!

프랜시스는 토스카나에서 아주 충동적이고 운명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그 선택으로 인해 하지 않아도 됐을 고생도 하고 기대와 다른 현실에 좌절하기도 한다. 다시 꿈을 꾸고 그 꿈이 무너지는 슬픔을 겪기도 한다.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도 좋아하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소개했을 때도 항상 좋은 평을 들었고 영화를 보는 기자의 안목까지 칭찬을 받은 좋은 작품이기 때문에 독자들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영화 자체도 좋지만 투스카니의 태양을 소개하며 특히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 충동적이고 운명적인 선택을 후회하는 프랜시스에게 세뇨르 마르티니가 했던 이야기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사이의 알프스 산맥, 그 중에서도 아주 가파르고 험준한 곳을 가로지르는 철도가 있는데, 그 철도는 기차가 다니기도 전에 미리 건설된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언젠가는 기차가 그 철도를 달릴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법률저널의 독자들도 그런 믿음을 갖기를 바란다. 지금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바쳐 하고 있는 공부가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 거라고. 지금 하고 있는 공부들이 꿈을 이루게 되는 미래에 반드시 의미 있게 쓰이게 될 것이라고 믿고 오늘 하루도 꿈을 향해 씩씩하게 달려 나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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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극장 2019-03-15 14:53:22
지난 연말에 안 기자님이 추천하신 영화 [라스트 홀리데이(Last Holiday, 2006)]도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 작품(투스카니의 태양)은 지난 번보다 더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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