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04)-모기와 작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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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04)-모기와 작대기
  • 강신업
  • 승인 2019.03.2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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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대한민국호가 표류하고 있다.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외교는 여기저기서 동네북처럼 얻어맞고 있고, 경제는 그야말로 죽을 쑤고 있고, 정치는 하구한날 싸움질이다. 정말 여간한 인내심 아니고는 대한민국에서 국민노릇 해먹기가 대략 난감하다. 국민이 주야로 나라 걱정을 해야 하니 국민의 피로가 극에 달한다.

이 나라 대한민국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개인이나 국가나 일이 풀리지 않는 것은 대개 문제의 본질과 그 해결 방법을 정확히 찾지 못한 때문이다. 본류에 집중하지 않고 주변과 지류에 눈을 빼앗기게 되면 깊은 산 속에 숨겨진 강의 원천을 찾아낼 수 없다. 본질을 찾아 근원적 해결을 시도하지 않고 땜질식 대증요법에 매달려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물론 최악은 본질을 알지 못하면서, 해결 방법을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돌팔이가 사람 잡는 법이다.

그렇다면 본질을 찾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가. 결국은 사람이 문제다. 모든 일에는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그릇이 따로 있다. 지식과 지혜의 그릇이 걸맞아야 하고, 인격과 인품의 그릇이 또한 걸맞아야 한다. 퇴계는 “모기는 산을 짊어질 수 없고 작대기는 큰 집을 버틸 수 없다”라고 했다. 대개의 경우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말 잘 듣는 사람이 아닌, 능력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때문에 어떤 조직이나 할 것 없이 능력 없는 사람이 일을 맡아선 발전의 희망이 없다.

단언컨대 문재인 정부는 인사에 실패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우선 인재풀이 좁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은 임기 초부터 ‘캠코더’라고 하여 선거 캠프, 코드, 더불어 민주당이란 틀에 갇혀 버렸다. 때문에 널리 인재를 구하지 못하게 되었고 능력 있는 천하의 숨은 인재들을 찾아 쓸 수 없게 되었다. 무엇보다 도통 헷갈리는 것은 과연 문재인 정부가 일에 적합한 인재를 쓰느냐, 즉 인재를 적재적소에 쓰느냐 하는 것이다. 정부 각료를 임명할 때도 그 분야에 전문성 있는 인재를 기용해서 관련 지식은 물론 창의력을 발휘해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함은 물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대개 더불어 민주당 인사들 중 정권창출에 특별한 공을 세운 사람들을 일정 기간 각료로 쓰다가 총선을 위해 당으로 돌려보내거나 참여연대, 민변, 경실련 등 이 정부와 소위 코드가 맞는 사람을 기용하거나 선거 캠프 인사들을 요직에 앉히는 식의 인사를 하고 있다. 최악은 이미 어떤 자리에 썼다가 실패하고 물러난 사람을 다시 다른 자리로 돌려서 계속 기용하는 회전문 인사다.

어쨌거나 인사 실패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지도자의 능력 중 최고가 실천적 리더십이라고 할 때 대통령은 스스로 문제 해결에 필요한 독서와 토론을 통해 문제의 본질과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알아야 한다. 스스로 귀감이 되어 카리스마를 구축해 각료나 비서가 따르도록 해야 하고, 일을 맡길 때는 담당자가 해결해야 할 미션을 확실히 전달해서 그가 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을 맡기고 나서는 담당자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외부의 공격에서 보호해주어야 한다. 장관이나 비서는 적당한 사람이 앉았다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떠나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 실질적으로 나라 살림을 하는 곳은 각 부처다. 소신과 능력을 가진 인사들에게 나라 살림을 맡겨야 한다. 국회의원 하나 더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나라 살림이다.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다면 그 이유는 인사 실패 때문일 것이다. 정책 실패라는 것도 알고 보면 인사실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대로라면 문재인 정부는 분명 실패한다. 그리고 그 책임은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의 몫으로 남는다. 각료나 비서는 시간이 지나면 모두 잊혀진다. 역사에서 치욕을 당하는 것은 오롯이 대통령 본인이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길을 찾길 바란다. 문제의 본질과 해법을 찾길 바란다. 진정 국민은 대통령이 실패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대통령의 실패는 그만큼 그 시대를 사는 국민의 불행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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