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차명진 전 의원의 막말, 같은 테두리 속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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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차명진 전 의원의 막말, 같은 테두리 속의 사람들
  • 오시영
  • 승인 2019.04.19 10: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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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신약성경 요한복음 1장 1절은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라고 기록하고 있다. 믿는 이들은 이러한 성경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행동지침으로 삼는다. 하지만 이러한 말씀은 믿는 이들에게도 해당되겠지만 비기독교인들에게 삶의 지침으로 기능하는 귀한 경구이기도 하다. 언어는 바로 그 인간이다. 인간이 언어를 떠나 살 수 없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말이 곧 그 사람이고, 그 사람은 곧 언어로 표출된다. 기독교에서는 오늘을 2천 년 전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는 기념비적인 날로 기억한다. 이름 하여 성금요일이다. 그의 죽음을 통해 그의 부활이 있었고, 그의 부활이 있어 인류 구원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기독교인들은 믿는다. 과학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믿지 아니하는 이들은 믿지 않지만, 진정한 기독교인들은 그러한 믿지 않음을 안타까워하며 그냥 믿는다. 그게 종교인과 비종교인의 차이인 것이다.

전 국회의원 차명진 자유한국당 부천소사 당협위원장의 세월호 관련 막말이 정도를 넘어섰다.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 (중략) 문제는 이 자들의 욕망이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과 아무 관련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 보통 상식인이라면 내 탓이오, 내 탓이오 할 텐데 이 자들은 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좌빨들에게 세뇌당해서 그런지 전혀 상관없는 남 탓으로 돌려 자기 죄의식을 털어버리려는 마녀사냥 기법을 발휘하고 있다. (중략) 그나 애먼 사람한테 죄 뒤집어씌우는 마녀사냥은 사회를 병들게 하고 해당자를 죽이는 인격살인이다. 그래서 못 봐 주겠다. 지겹다.”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자 이 글을 내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 “깊이 사과드립니다.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과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는 분들께 머리 숙여 용서를 빕니다. 제가 한국당의 황교안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책임자로 고발당했다는 뉴스를 보고 흥분한 나머지 감정적인 언어로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했습니다. (중략) 깊이 반성하며 유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반성하는 의미에서 페북과 방송활동을 중단하겠습니다.”라는 사과글을 올렸다.

어떻게 저런 말이 나올 수 있을까? 그것은 저런 생각을 끊임없이 해 왔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그런 대화를 나누며 “맞아, 맞아”라는 맞장구를 들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글을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라며 자신의 페북에 자랑스레 올렸다가 비난이 일자 지운 사실에서 이런 사실을 알 수 있다. 다 같은 패거리이다. 이런 까닭에 차명진 전 의원은 자기 생각이 옳다는 확신으로 이를 세상에 널리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용솟음쳤을 것이다. 자기가 맨 먼저 이런 진실을 알리는 것이 용기 있는 자라는 칭찬을 같은 편으로부터 들을 것이라는 불순한 동기가 작동해 버린 것이다. 차명진 전 의원이나 정진석 의원이나 동질의 인식 속에서 “한 우물 속 개구리꼴”이 되어 있는 것이다.

저 첫 번째 페북 글에서는 진한 광기가 느껴져 온다. 아니 광기의 수준을 넘어 소름끼치는 살기가 느껴져 오기조차 한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 먹고, 찜 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 쳐 먹는다”라는 한 문장 속에 “처절한 자기 폭로”가 완결되어 있다. 마지막 문장 “지겹다.”라는 한 단어의 짧은 문장에 깊은 속내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차명진 전 의원은 천주교 신자이다. 천주교인이라면 사람의 죽음에 대한 태도가 달라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 생명이 우주보다 귀하다고 가르친 예수의 가치관을 함께 공유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억울함을 느끼는 사람의 신원(伸冤)은 그 누구도 풀어줄 수가 없다. 피해자가 스스로 삭힐 수밖에 없다. 까닭에 그 억울함을 삭히지 못하고 있으면 타인은 그냥 바라만 보아야 할 뿐이다. 거기에 조급한 종결을 요구하는 것은 깊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듯 아픔을 더할 뿐 결코 상처에 대한 치유가 될 수는 없다.

어디 그뿐인가? 김순례 자유한국당 최고의원은 지난 2월 8일, 5·18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의 진상규명 요구와 관련하여 “종북 좌파들이 5·18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내 세금을 축내고 있다.”라는 막말을 퍼부었고, 이로 인해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되었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징계가 미루어지고 있다. 세월호사건은 국가의 구조의무의 소홀함으로 빚어진 부작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고, 5·18민주화운동은 국가의 불법적 가해행위에 대한 작위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 속에서 모든 것이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니 국가가 불법적으로 나서서 사실을 은폐하고, 거기에 부족해서 조작하여 허위 사실을 만들어내기까지 한 사실들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신원이 풀리지 않은 사건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일 뿐, 결코 과거의 사실이라며 덮자고, 잊자고 할 일이 아니다.

물론 자유한국당에게는 위 두 사건이 “가시사건”임은 틀림없다. 저 두 사건이 거론될 때마다 심장을 가시가 찌르듯 아프고, 할 말 없이 미안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이러한 필자의 생각은 참 순진한 생각임을 잘 안다. 미안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매번 고개를 숙일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미안한 마음으로, 사죄하는 마음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그렇게 하는 대신 반성하지 않고, 위와 같이 적반하장으로 막말을 늘어놓고, 진실 규명을 방해하는 행동을 반복하니 문제인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 자신들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칼날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예전에 칼자루를 쥐고 있을 때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 국가 예산을 활용할 수 있었으니 경제적 뒷받침이 가능했고, 국가 공권력을 활용할 수 있었으니 여론 조작이나 사실 왜곡 등도 어느 정도 가능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깔아뭉개고, 뒤집어엎고, 없는 사실도 있는 듯이 만들어내고 하는 조작이 가능했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어 그런 호시절을 누릴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있다. 그렇다면 과거를 철저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시대변화에 맞춰 새로운 인식 위에서 새 시대에 동참해야겠다는 자기 개혁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아무리 춤을 춰도 칼날 위니 위태로운 것이고, 두렵고 떨리는 것이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불법행위를 아무리 덮으려 해도 덮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시절, 자신들이 정권을 잡고 있던 때에 두 번이나 김학의 사건을 덮을 수 있었다. 증거도 넘치고, 사실관계를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이 있는 데도 수사의지를 강하게 가졌던 경찰 수사인력을 좌천시켜 지방 등으로 내려 보내거나 한직으로 내려 보낸 뒤 사건을 유야무야 무혐의 처리하여 버렸다. 거기에 당시 곽상도 민정수석이 깊이 개입되어 있는 사실이 밝혀져 이번 여환섭 특별수사팀에 의해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었다. 당시 수사팀이었던 경찰들이 곽상도 당시 민정수석의 외압사실을 폭로해 버린 것이다. 당시에 진실을 진실대로 밝히고 수사했더라면 지금 다시 특별수사팀이 꾸려져 강도 높은 수사가 재개되지 않았을 것인데, 그때 사건을 은폐하고 범죄자를 옹호하였기 때문에 이런 재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차명진 전 의원은 자신의 페북 사과글에서 자신의 본심을 그대로 노출하는 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자신이 페북에 세월호 유가족을 징글징글하다고, 지겹다고 글을 쓴 동기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세월호 사건 고발사건”에 열 받아서였음을 고백해 버린 것이다. 그냥 순수하게 자신의 잘못된 언행을 사과하는 것으로 끝나면 좋았을 것인데, 유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사죄했으면 그나마 다행이었을 것인데, “황교안 대표에 대한 고발”로 흥분했음을 사족으로 붙임으로써 자신의 동기가 정치적 동기(불과 1년 후로 다가온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받으려면 황교안 대표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내심의 의사)에 있음을 고백해 버린 것이다. 이를 통해 황교안 대표에게 잘 보이려는 의사가 있었음을 알리려는 최후의 발악 같은 행동을 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그의 정치생명을 단축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미처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한 번의 실수는 반복해서 이를 만회하려다 더 큰 실수를 하게 되는 어리석음으로 나아가게 된다.

세월호진상조사위원회가 발족되면 당시 법무부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사건 수사를 제대로 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황교안 당 대표의 법적 책임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에 대한 수사과정에도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황교안 대표의 수사 외압 여부가 밝혀질 것이다. 다행히 무관한 것으로 밝혀지면 좋은 일이지만, 불법에 깊이 관여 되어 있다면 이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런 연유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나아가 차명진 같은 전 의원까지 나서서 이를 옹호하면서 그러한 수사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차단하려고 애를 쓰지만, 이미 모든 수사는 시동이 걸려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예전처럼 은폐나 왜곡 같은 의도된 국가권력의 조작이 배제된 채 사실규명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부활절 주일이다. 기독교계의 지도자들이 세상 욕심과 권력욕에 눈이 멀어, 양심을 팔면서 잘못된 길로 나가고 있어 세상으로부터 야유의 대상이 되어 버린 지 오래이다. 모든 것이 잘못되어가고 있다. 성경 기록을 보면 예수의 공생애는 “포도주에서 시작해서 포도주로 끝맺음”을 알 수 있다. 잘 알려진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최초로 예수가 펼쳐 보인 이적이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이적이었다. 세상사람들이야 물이 순간에 맛있는 포도주로 변하는 기적을 믿을 수 없다고 하지만, 성경 기록자들은 이런 기록을 통해 “변화”, 즉 회개를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얻으라는 것이다. 물이 포도주가 되었듯이 과거의 잘못된 삶의 태도를 바꾸어 아름다운 삶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상징적 행위로 이해한다. 신약성경 요한복음 19장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매달려 죽어가면서 “목마르다.”고 고통 중에 중얼거리자 이를 바라본 한 사람이 신 포도주를 적신 해면을 우슬초에 매어 예수의 입에 대니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다 이루었다.” 말씀하시고 숨을 거두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십자가 위에서 운명 직전에 신 포도주를 입에 대신 후 최후를 마치셨다는 것이다.

이 역시 상징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자신이 최초로 내보이신 기적, 물을 변화시켜 만든 그 신 포도주를 자신의 마지막 공생애 십자가에 달린 상태에서 목을 축인 후 스스로 변화의 완성을 이루었음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통해 더 이상 독재를 허용할 수 없다는 국민적 저항을 완성시켰다. 이로 인해 우리는 더 이상 군부독재를 허용하지 않는 민주화 세상을 이룩하였다. 하지만 정치적 민주화 이후에도 여전히 청산되지 않는 불법과 불의, 과거의 음험한 권력이 활보하고 있었다, 작위와 부작위로. 그러한 부작위의 끝에 세월호 사건과 김학의 사건이 있는 것이다. 분리된 것이 아니라 엮어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변화의 시점에 와 있다. 대한한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 상징되는 재벌의 변화가 일어나고, 세월호진상규명과 5·18진상규명, 김학의 특별수사팀의 가동으로 그러한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오늘은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은 상징적 날이다. 변화의 시작이고 마무리이다. 우리 모두에게 새 시대에 맞는 가치관이 정립될 때 저런 폭언의 시대가 막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성금요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노트르담대성당이 불탔다는 슬픈 소식이 전해져온다. 다시 지어지겠지, 지어질 것이다. 부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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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빠 2019-04-29 20:19:57
김문수 보좌관 하면서 학습한거라곤
개가 풀뜯어 쳐먹는 소리만 해대는
쓰레기같은 인성을 배웠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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