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적자에 시름하는 로스쿨, 해결 방안은 없나

기사승인 2019.05.14  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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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로스쿨 재정 5년간 최대 125억까지 ‘구멍’
일부 로스쿨, ‘장학금 지급액 감축’ 경향 나타나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법학전문대학원법 제3조는 로스쿨에 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도록 국가적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 로스쿨은 단순히 개인의 전문자격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판사, 검사, 변호사 등 사회 전체의 공익에 이바지하는 법조인 양성기관이다. 약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사회 인프라 확충 및 법조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공이익’에 기여한다. 국가가 사회적 취약계층들에게 장학금을 확대하는 등 충분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제9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김순석 이사장이 지난 4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로스쿨의 고비용구조가 법조진입권을 막는다’는 지적에 대한 질문에 대답한 내용이다.

김순석 이사장은 “정부의 로스쿨 설치·인가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별 대학에서는 강의실, 교원 연구실, 법학전문대학원 전용 도서관, 모의법정, 세미나실 및 정보통신시설 등 시설 마련에 총 2,903억원, 1개교 평균 116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등록금 총액 대비 30% 이상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인가기준이 깐깐해 등록금 대비 120% 이상을 인건비로 지불하는데다 연구·학생지원경비 등에도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재정적으로 어렵다”고 로스쿨의 재정 현황을 설명했다.

김순석 이사장 외에도 수년간 로스쿨과 관련된 다수의 토론회, 심포지엄 등에서 로스쿨이 겪고 있는 재정적 어려움에 대한 토로와 함께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이같은 로스쿨의 재정적 곤란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곽상도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법학전문대학원 재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다수의 로스쿨이 재정 적자 상황에 놓여 있으며 가장 적자 규모가 큰 곳은 무려 125억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한 14개 로스쿨에 관한 자료로 경희대, 고려대, 동아대, 성균관대, 아주대, 연세대, 영남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11개 곳은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이번 자료는 등록금 총액, 등록금 중 장학금 지급액, 전임교원 인건비, 비전임교원 인건비 등의 항목을 대상으로 한다.

14개 로스쿨 중 등록금 총액에서 장금 지급액과 교원 인건비 총액을 제외한 금액이 흑자에 해당하는 곳은 부산대(103억 9907만원)와 서울대(46억 5884만원), 전남대(8억 2516만원)의 3곳에 그쳤다.

적자 운영을 하고 있는 11개 로스쿨 중 적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인하대로 5년간 124억 9738만원의 적자가 누적됐다. 인하대의 5년간 등록금 수입 총액은 137억 7706만원이었으며 이 중 54억 3725만원을 장학금으로, 208억 3719만원을 교원 등의 인건비로 지출했다.

다음으로 건국대 105억 3162만원, 강원대 53억 6971만원, 서울시립대 48억 8324만원, 제주대 45억 3955만원, 원광대 44억 9209만원, 서강대 42억 2471만원, 전북대 39억 9138만원, 경북대 12억 7485만원, 충남대 8억 919만원, 충북대 3억 3507만원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출의 대부분은 교원 인건비로 지출되고 있었고, 특히 재정 적자 폭이 큰 로스쿨의 경우 장학금 지급액이 줄어드는 경향이 눈에 띈다. 재정 적자가 가장 심한 인하대의 경우 2013년 13억 8239만원이었던 장학금 지출이 매년 지속적으로 줄어들며 2018년에는 7억 7013만원까지 감축됐다. 건국대도 2013년 4억 3401만원에서 2018년 2억 8440만원으로 장학금 지출이 줄었고, 서강대 2013년 9억 2397만원에서 2018년 5억 2157만원 등으로 줄었다.

인건비 지출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등록금 수입과 장학금 지급액만을 공개한 로스쿨 중 경희대(2013년 12억 9499만원→2018년 9억 820만원), 아주대(9억 3026만원→6억 6703만원), 한국외대(9억 8064만원→5억 6429만원) 등도 장학금 지출이 3~4억가량 감소했다.
 

   
 

이번 자료는 장학금과 인건비 지출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각종 시설 관리 및 운영 등을 위해 투입되는 금액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각 로스쿨의 실질적인 재정 적자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로스쿨의 재정적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로스쿨 운영을 위한 자금을 타 단과대 등의 수입에서 차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와 관련해 타 단과대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다.

정부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사법연수원 제도를 폐지한 취지가 몰각된다는 비판과 현재 취약계층에 대한 장학금 등의 지원, 각 로스쿨에 판사, 검사 등의 파견 등으로 충분히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등의 반대 의견도 제시되고 있고 있다.

대체로 입학 정원이 적은 로스쿨에서 큰 폭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로스쿨 설비 및 교원 등에 대한 규제의 완화, 입학정원 확대 등의 방안도 고려될 수 있으나 양질의 교육이라는 취지와 변호사 수 배출 규모 및 변호사시험 합격률 등을 둘러싼 이해의 대립이 첨예한 상황에서 이들 방안이 해법이 되기는 쉽지 않다.

‘양질의 교육’을 통한 ‘다양한 배경과 역량의 가진 법조인의 양성’이라는 로스쿨 도입의 취지는 충분히 살리면서 로스쿨이 겪고 있는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의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안혜성 기자 elvy99@lec.co.kr

<저작권자 © 법률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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