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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 교수들의 연구윤리 불감증 참담하다

기사승인 2019.05.16  21: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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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들이 미성년자 자녀를 논문 공동 저자로 끼워 넣고, 부실학회에 참가해 나랏돈을 쌈짓돈처럼 쓴 파렴치한 행위가 대거 적발돼 ‘대학교수 맞나’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우리 사회의 최고 지성인 교수사회의 바닥 드러낸 민낯을 보는 듯해서 그저 씁쓸하기만 하다. 특히 자신의 미성년 자녀를 논문 공동 저자로 올려 대학입시에 활용한 정황에 대해선 더욱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교육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2007년 이후 교수들의 자녀 공저자 논문 등재 및 부실학회 참가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연구윤리’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고 평생 갑질만 하고 살아온 그들만의 고유 습성이 밴 야생집단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사 결과 서울대·포항공대·가톨릭대 등 대학교수 87명이 자신의 논문 139건에 자녀를 공저자로 올렸다. 더욱 엄격한 도덕성과 윤리성이 요구되는 서울대 교수가 47건으로 가장 많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미성년자 공저자 중 12건은 자녀의 기여가 없는데도 공저자에 올렸다. 공동등재 논문이 자녀의 대학입시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 감춰진 부정이 얼마나 더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최근 논문 표절로 대학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서울대 교수에 대해 관련 학회가 추가 표절 사실을 확인하고, 논문 취소와 학회 제명 등 중징계를 결정했다. 서울대의 판정을 정면으로 뒤집는 전공학회의 결정이 나오면서 당시 서울대가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표절 의혹을 조사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수들의 연구 부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 대학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 대학원생들이 작성한 논문을 딸 혼자 작성한 것처럼 속여 학술지에 등재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은 15일 성균관대 약학대학 A교수를 업무방해 및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실험이나 논문 작성에 관여한 바가 없는 A씨의 딸이 단독 저자로 등재됐고, 실제 논문을 작성했던 대학원생의 이름은 제외됐다. 또 대학원생들이 대필한 논문을 박사학위 심사에 제출한 혐의를 받는 검사와 그의 여동생이 최근 기소됐다. J검사는 석·박사과정 대학원생들이 대신 작성한 논문을 성균관대에서 발표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검사의 논문 대필에는 그의 지도교수인 B교수가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출신으로 널리 알려진 B교수는 또 이 같은 방식으로 J검사의 여동생인 웅지세무대 교수의 학술지 논문 3편도 대필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땅에 떨어진 교수들의 윤리의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들이다.

대학 교수들의 연구윤리 불감증은 부실학회 참가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교육부는 부실학회로 지목된 바 있는 와셋(WASET)과 오믹스(OMICS)에 참여한 대학 소속 연구자 전수조사 및 후속 조치 결과를 발표했다. 부실학회 참석 연구자 실태 조사 결과, 총 90개 대학 574명의 소속 교원이 808회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대부분은 국가 지원연구비를 펑펑 쓰며 부실한 논문으로 연구실적을 부풀렸다. 전북대의 한 교수는 11차례나 참가해 3천300여만 원의 정부 연구비를 썼다. 단국대의 한 교수는 10회 참가해 2천700만 원을, 또 다른 교수는 9회 참가해 2천500만 원의 혈세를 축냈다고 한다. 교육부는 이들 연구자 명단을 90개 대학 감사담당 부서에 통보하고 자체 감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그 결과 452명의 대학 교원이 주의·경고, 76명이 경징계, 6명이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게 과연 학문상아탑에서 일하는 교수가 할 일인지 묻고 싶다.

정부는 이 같은 논문 공저자 끼워 넣기와 부실학회 참가 등을 막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부실학회 참가로 국고를 축내지 않도록 연구비 관리 대책도 세워야 한다. 입시제도의 공정성을 해치는 미성년자 논문 부정행위는 엄히 다스려야 할 반(反)사회적 범죄다. 무엇보다 대학사회가 스스로 검증하는 세밀하고 엄격한 시스템을 갖추고 일탈 행위는 엄벌해서 우리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한다. 한 번이라도 기본적인 윤리를 어긴 사람은 학계에서 퇴출시키는 방안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참에 대학과 교수에 대한 정부의 평가 방식도 양 중심에서 다양한 평가 기준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법률저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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