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검찰·경찰 개혁의 핵심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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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검찰·경찰 개혁의 핵심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이다
  • 법률저널
  • 승인 2019.05.23 19: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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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과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찰과 경찰 개혁은 문제의 본질과 핵심을 비껴간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현재 당‧정‧청이 추진하는 검경 개혁은 외형적으로 ‘개혁’의 탈을 쓰고 있지만 실상은 검찰과 경찰의 물갈이로 집권세력을 더욱 공고하게 할 ‘정권의 충견’을 만들 프로젝트라는 비판이다. 정부와 여당이 최근 발표한 경찰 개혁 방안 중 하나인 국가수사본부 신설안도 경찰청장의 지휘를 안 받지만 잘못하면 청와대의 지휘를 받는 괴물 수사기관이 탄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정권의 충견을 하나 더 늘리는 셈이다.

검찰·경찰 개혁의 핵심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다. 검찰과 경찰이 망가진 이유는 국민에게 정치적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 신설 법안은 ‘옥상옥’이라는 비판도 이러한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처방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법기관 개혁의 핵심 목표는 청와대 권력과 분리돼 독립된 지위와 권한을 갖고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공수처 안은 또 하나의 검찰 기관을 만드는 꼴이다. 검찰이 정치권력화 됐고 독립성이 훼손됐다면 신설하는 공수처도 검찰처럼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냐는 것이다. 공수처장 임명도 국회의장이 선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지만 삼권분립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권력 구조에서 공수처장을 권력이 임명하면 결국 공수처도 권력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청와대가 임명한 검사와 수사관들이 얼마든지 처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청와대와 직거래로 주고받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검찰 특수부의 ‘칼’은 정부 입맛에 맞게 휘두른다. 공수처도 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지 않은 이상 권력에 무소불위의 쌍칼을 쥐어주는 셈이다. 야당에서 ‘공수처 신설은 개혁을 가장해 수사기관을 장악하려는 문재인표 둔갑술’이라고 날을 세우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공수처 도입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대통령 권한을 더 강화할 경우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경찰 개혁의 일환의 하나로 경찰에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하는 방안도 세간의 우려가 적지 않다. 경찰도 정권 사냥개 행태나 권한 남용은 검찰 못지않다. 경찰 개혁의 핵심도 검찰과 다르지 않다. 비대한 권력을 어떻게 분산시키고 정권과 떼어놓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 안은 이에 대한 해결책은 전혀 담고 있지 않다. 현재 법안에 따르면 국가수사본부장은 경찰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해서 대통령이 임명한다.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국가수사본부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국가수사본부장은 경찰청장을 임명하는 방식과 똑같이 대통령이 사실상 전권을 쥐고 임명하겠다고 했다. 신설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어 국가수사본부까지 두 자루의 칼을 대통령과 정권이 쥐게 되는 셈이다. 이는 권력 기관의 권한 분산이라는 애초 권력 기관 개혁 취지에 맞지 않다.

현재 청와대와 여당의 안(案)대로 되면 기존 검사 2300여 명에다 검사 못지않은 권한을 가진 수사경찰 2만여 명이 더해지고, 검찰보다 더 힘세다는 공수처 검사·수사관 수십 명이 생기게 된다. 권력과 덩치가 커진 ‘공룡 수사기관’이 반(反) 정권 인사들을 보복·탄압하는 수사 기구로 전락할 경우 그 피해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괴물이 된 수사기관들이 정작 해야 할 수사는 안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수사로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 수사권은 국민의 기본권에 직접적인 침해를 가져오는 국가 공권력이다. 따라서 검경 개혁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민적 합의로,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돼야 한다. 나아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 방안으로 접근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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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2019-05-23 20:36:01
판검사가 되고 싶은 로스쿨생이나 이미 법조계에 있는 분들의 초조함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반대를 위한 반대만 있지 그래서 어떡하자는 건지는 전혀 안 보이고요. 법조인들의 제 밥그릇 지키기 너무 속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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