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변호사시험 수석의 놀라운 성적…연세대 로스쿨 출신 최영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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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변호사시험 수석의 놀라운 성적…연세대 로스쿨 출신 최영준 씨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4.04.19 15:51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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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25)·대구외고·연세대 철학과·연세대 로스쿨 졸·2024년 제13회 변호사시험 수석

 

예상을 뛰어넘는 1332.16점, 변호사시험의 새 역사를 쓰다
철학적 사고와 법학 결합, 법적 사안에 깊은 통찰력 키워
재판연구원, 중립적인 입장에서 사건을 분석하는 게 매력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법무부는 지난 16일 제13회 변호사시험에서 1745명을 최종 합격자로 발표했다.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는 ‘응시인원, 동점자 등을 고려하여 1730명 내외’라는 합격 기준과 점수 분포(격차), 최근 합격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1745명을 합격인원으로 심의, 의결했다.

합격 기준 점수는 전 과목 총점 1660점 만점에서 896.02점으로 설정되었으며, 이는 선택형 문제의 난도 상승으로 인해 지난해 대비 5.88점 하락한 수치다. 합격선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험에서 수석 합격자는 1332.16점을 기록하며 뛰어난 성적을 달성했다.

2021년부터 변호사시험 석차 공개가 시작되면서 법률저널은 매년 수석 합격자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성공 비결을 조명해왔다. 올해도 성적이 공개되자마자 수석 합격자를 신속히 파악하고 인터뷰를 진행하여 독자들에게 빠르게 정보를 제공하게 됐다.

2024년 제13회 변호사시험에서는 연세대 로스쿨 출신의 최영준(25) 씨가 수석의 영예를 안았다. 최 씨는 이번 변호사시험에서 총점 1332.16점을 기록, 이례적인 점수를 달성하여 주목을 받았다.

지난 2년간 수석의 점수가 1233점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할 때, 그의 성적은 약 100점이나 높은 기록적인 점수로, 합격선 896.02점보다도 436.14점이나 높은 놀라운 수치를 보여준다. 이는 최 씨의 탁월한 능력과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최영준 씨의 과목별 성적을 살펴보면, 그의 학업 성취도가 더욱 두드러진다. 선택형 시험에서는 공법에서 92.50점, 형사법에서 만점인 100점, 그리고 민사법에서 175점 만점 중 167.50점을 획득하며 탁월한 성적을 보였다. 특히, 형사법에서 만점을 기록한 것은 그의 형사법 지식의 깊이를 잘 보여준다.

논술형 시험에서도 최 씨는 뛰어난 성과를 이어갔다. 공법(기록형 포함)에서 300점 만점 중 224.14점, 형사법에서는 249.85점을 획득했고, 민사법에서는 525점 만점에 385.52점을 얻었다. 이 중 형사법에서의 높은 점수는 그가 이 분야에서 각별한 강점을 지닌 것을 확인시켜 준다. 선택한 법률 선택과목인 국제거래법에서도 160점 만점에 112.65점을 기록하며 견고한 성적을 유지했다.

이러한 과목별 성적은 최 씨가 선택형뿐만 아니라 논술형 시험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변호사시험 수석 합격이라는 영예를 차지한 배경을 명확히 드러낸다. 그의 전반적인 성적 구성은 법학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시험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있었음을 입증했다.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최영준 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차분하고 진지했다. 대구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 철학과를 거쳐 법학의 길로 들어선 그는, 이제 막 변호사 시험에서 수석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성취 뒤에는 단순한 그의 공부법 이상의 것들이 숨어 있었다.

최영준 씨는 변호사시험 수석 합격의 소식에 대해 겸손하게 소감을 전했다. “법학전문대학원에서의 3년 동안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높은 성적에 아직도 얼떨떨하고, 이 모든 것이 실감 나지 않습니다”라며 이어 “지금까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이렇게 좋은 결과로 보답할 수 있어 매우 기쁘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연세대 학부에서 철학을 전공한 그에게 로스쿨 진학을 결정한 가장 큰 동기와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에 관해 묻자 그는 "철학 연구자를 업으로 삼고자 연세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였으나, 이론과 실무를 병행하며 더욱 현실과 맞닿은 고민을 하고 싶어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며 "법학전문대학원 합격 통보를 받은 후에야 본격적으로 법학 공부를 시작한 터라 입학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지만, 철학 공부와 법학 공부 사이에 유사점들이 많아 시행착오를 비교적 적게 겪으며 법학 공부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철학을 공부하며 길러진 비판적 사고방식이 법학 공부에 있어 큰 자산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특히 교수님들의 사례형 및 기록형 답안 작성법 강의는 실전 같은 수업으로 그를 시험의 선봉장으로 이끌었다.

“교수님들께서 강조하신 사례 분석과 이론, 깊이 있는 설명들이 큰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선배들과의 멘토링, 동아리 활동을 통해 실제 시험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 팁을 얻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제가 수석으로 합격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죠.”

그의 학습 방법 중에서 특히 효과적이었던 것은 3학년 대상으로 학교에서 시행한 강화 프로그램과 최신 판례 특강이었다. 이 프로그램들은 최근 중요 판례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변호사 시험 준비의 마지막 관문을 힘차게 넘게 해주었다.

“강화 프로그램에서는 실제 시험처럼 시간을 정해두고 답안을 작성해 보는 연습을 했어요. 이게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시간 관리와 법리 적용 능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었죠. 최신 판례 특강을 통해 변호사시험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최근 3개년 선고 판례를 다시 한번 복습하고, 교수님들께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판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변호사시험 수석 합격자로서 그는 자신의 공부 방식과 시험 준비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그의 말에서는 경험과 통찰이 묻어났다.

“변호사 시험 준비는 마라톤 같아요. 한 과목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과목 간의 균형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하죠. 출제 범위가 방대하니까 모든 과목을 고르게 준비해야 하거든요. 일정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철저히 공부하는 거죠. 출제 비중이 작고 지엽적인 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간단히라도 공부하려고 노력했어요.”

변호사시험 공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과목을 묻는 말에 그는 서슴없이 ‘민법’을 꼽았다. 민법은 다른 어떤 과목보다 배점 비중이 높고, 법적 사안들의 복잡성 및 방대한 분량 때문에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라는 것. 그렇지 않으면 시험 직전에 모든 내용을 숙지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최 씨는 재판연구원을 목표로 하며, 로스쿨 3학년 1학기 동안 민사재판실무 과목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할애했다. 이 과목을 통해 민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크게 향상되었고, 이는 시험 준비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덕분에 그 이후 학기에는 민법에 대한 부담을 덜고, 공법, 형사법, 그리고 선택과목들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다. 이처럼 민법에 대한 확실한 기초와 이해는 변호사시험 준비 과정에서 다른 과목들에 대한 접근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어 준 셈이다.

그는 자신이 가장 점수를 잘 받은 과목으로 형사법을 꼽았다. 선택형에서는 만점을 받았고 사례형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24년 제13회 변호사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한 최영준 씨의 성적표

고득점 비결에 관해 그는 “1학년과 2학년 때 학교 수업을 들으며 직접 정리한 자료로 공부했거든요. 그래서 교수님께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판례와 선호하시는 서술 방식을 파악할 수 있었죠. 사례형 시험에서는 분량 및 시간이 가능한 한 풍부하게 답안을 서술하려고 했어요. 해석론이 문제 되는 법조문 등 쟁점의 정리 부분부터 꼼꼼히 작성하고, 학설, 판례, 그리고 사안 포섭까지 답안의 모든 부분을 생략하지 않고 상세히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변호사시험에서 기록적인 점수를 얻은 그에게도 어려웠던 과목이 있었을지 궁금해하자 이번 시험에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과목은 공법의 기록형이었다고 했다.

“특히 이번 시험에서 공법 기록형이 정말 힘들었어요. 국가배상청구소송의 소장을 작성하는 문제가 나왔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였죠. 처음 시험지를 받았을 때는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판례가 국가배상청구소송의 법적 성질을 민사소송으로 본다는 점을 떠올려보며 차분히 문제를 풀어나갔어요. 민사법에서 배운 청구취지와 청구원인 작성 방법을 적용해보니 답안을 완성할 수 있었죠.”

올해 변호사시험에서 국가 자격시험 최초로 논술형 시험의 컴퓨터 답안 작성 방식(CBT)이 도입돼 응시자들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다. 최 씨 역시 CBT 시험 경험에 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6월 모의고사는 수기로 치렀고, 8월과 10월 모의고사 및 본 변호사시험은 CBT 방식으로 응시했습니다. 수기 시험에 비해 CBT는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내용을 입력할 수 있어서, 필기 속도가 느린 저에게는 매우 유리했어요. 또한, 수기 시험 때보다 체력 소모가 훨씬 적어서 시험 집중력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진행된 CBT 시험이라 전산 오류나 정전 같은 기술적 문제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다행히 아무런 문제 없이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매우 안도했습니다.”

진로에 관한 질문에는 그의 눈빛이 한층 진지해졌다. 재판연구원으로의 길을 선택한 그의 동기는 매우 명확했다.

“법원 실무수습을 하면서 재판연구원의 역할에 매료되었어요. 어느 한쪽의 관점이 아닌 중립적인 입장에서 다양한 사건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게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또, 민사, 형사, 행정 사건 등 다양한 분야를 3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도 큰 매력 중 하나였죠. 법원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사건의 사실관계를 직접 마주하고 바람직한 결론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재판연구원을 진로로 선택했어요.”

로스쿨 학생들에게 진로 선택에 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저도 법원 실무수습에 참여하며 재판연구원 준비를 결심한 만큼, 다양한 직역 및 회사에서 실시되는 실무수습에 참여해 볼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실무수습을 통해 희망 진로의 직무를 직접 체험해 보고 현직에 계신 분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다면, 자신에게 잘 맞는 진로가 무엇인지 더욱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영준 씨는 로스쿨을 향해 첫발을 내딛으려는 수험생들에게 조언과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의 말에서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이 느껴졌다.

“법학전문대학원에는 걱정과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기들이 있다는 점에서, 변호사시험은 비교적 건강하고 행복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3년간 함께할 동기들과 고민 및 관심사를 공유하며 따뜻한 법학전문대학원 생활을 보내실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끝으로 그는 그의 성장과 오늘에 이르기까지 함께 한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지금까지 묵묵히 믿어 주고 응원해 주신 가족들, 오랜 시간 동고동락하며 늘 진지하게 제 고민을 들어 주었던 대구외국어고등학교 친구들에게 감사합니다. 3년간 함께 숨 가쁘게 달려온 로스쿨 스터디원들, 두 번이나 합격의 기쁨을 함께 나눈 재판연구원 동기들에게 감사합니다. 좋은 소식이 있을 때마다 따뜻한 축하를 건네주신 지도 교수님들, 변호사시험과 재판연구원 준비에 많은 도움을 주셨던 모든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외에도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여 변호사시험을 치르고 합격이 발표되기까지 저와 함께하며 응원해 주셨던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최영준 씨의 이야기는 그 여정을 함께 한 사람들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보여준다. 그의 성공 이면에는 변함없는 지지와 사랑이 있었다. 그는 이 모든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과 감사함을 다음 세대의 법률가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했다.

최영준(25)·대구외고·연세대 철학과·연세대 로스쿨 졸·2024년 제13회 변호사시험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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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2024-04-23 06:29:27
로스쿨을 폐지하고, 사법고시를 부활합시다 !

2024-04-21 00:51:48
부디 굥과 한같은 괴물이 되지는 마시길

와우 2024-04-20 19:21:31
변시 1332점이라는 게 나올 수 있는거였음.....???? 진짜 괴물이다.

ㅇㅇ 2024-04-20 00:54:45
두뇌두뇌열매 능력자네요

헐.. 2024-04-19 22:25:17
만25살이면 99년생이라는 얘긴데 99년생은 학부 칼 졸업해도 로스쿨 졸업할 수가 없는 나이인데 빠른 99년생인건가.. 아님 98년생인데 생일 안 지난 98년생이라 만25살인건가.. 똑똑하기도 하지만 나이가 무기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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