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시험마저 공정하지 못하다면 어떤 것을 기대하나” 호소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세무공무원 특혜 논란이 제기된 세무사시험 수험생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자격시험의 공무원 특혜 철폐의 공약화를 요청했다.

세무사시험 수험생들은 9일 주요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생명안전 국민 약속식’ 현장을 찾아 세무사시험 등 전문자격사시험의 ‘공무원 무시험 제도의 철폐’를 공약으로 할 것을 요청하는 게릴라 집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세무사 2차시험에서 일부 세무공무원에게 면제되는 세법학 1부 과목에서 응시자 82.3%가 과락을 받았다. 이에 일반 응시생의 경우 합격선을 크게 웃도는 평균 성적을 받고도 세법학 1부의 과락으로 인해 탈락했지만 해당 과목을 면제 받은 공무원 등의 합격자는 급증, 전체 최종 합격자의 1/3 가량을 차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세무사시험 수험생들은 이 같은 문제가 단지 세법학 1부 과목의 ‘난이도 조절 실패’가 아닌 세무공무원에게 유리한 결과를 내기 위한 ‘부정 채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향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공무원에 대한 시험 면제 특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세무사시험의 공무원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법무사, 변리사, 공인노무사, 공인회계사, 행정사 등 여러 전문자격사시험의 공무원 시험 면제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무원에 대한 자격시험 면제 특혜는 과거 우수 인재의 공직 유입, 공무원의 사기 진작 등을 이유로 도입, 운영돼 왔으나 극심한 취업난과 공무원에 대한 높은 인기 등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

최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노웅래 원장도 “세무사, 법무사, 공인회계사 등의 국가전문자격은 ‘평생직장’이라 불릴 정도로 안정적 수입을 보장해주는 자격인데도 관련 공무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시험을 면제해주는 것은 과도한 특혜”라며 이재명 후보의 공약으로 공무원에 대한 시험 면제 철폐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세무사시험의 부정채점과 세무공무원 몰아주기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결속한 세무사시험제도개선연대(대표 황연하, 이하 세시연)는 노 의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게릴라 집회도 대선후보 공약화를 위한 행보 중 하나로 집회에 참여한 수험생들은 이재명 후보를 향해 “우리의 문제를 외면하지 말아 달라”, “우리의 문제를 빼고 어떻게 청년을 얘기하고 공정을 얘기하겠나. 많이 억울하다”, “청년들이 많은 것을 잃고 있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라 공정하기만을 바란다”, “자격시험마저 공정하지 못하다면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겠나” 등의 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후보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험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해당 문제에 대해 “잘 알겠다”며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을 통한 제도 개선 요구 외에도 지난해 세무사시험 2차 합격자 결정과 관련된 소송, 헌법소원, 다양한 방식의 시위 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험생들의 요청이 가시적인 결과로 도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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