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58)-스스로 괴물이 되어가는 한국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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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358)-스스로 괴물이 되어가는 한국 정치
  • 강신업
  • 승인 2024.04.2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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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정치인이 정치에 실패하는 이유는 ‘나’를 섬기기 때문이다. 본인이 만든 ‘나침판’으로 방향을 정하고 자신의 ‘속도계’로 속도를 재기 때문이다. 세상의 척도를 ‘나’로 정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시선이 향해야 할 곳은 ‘나’가 아니라 ‘국민’이다, 정치인이 사랑해야 할 대상 역시 ‘나’가 아니라 ‘국민’이다. 정치인의 눈이 세상을 향하지 않고 나를 향하게 되면 나르시시즘에 빠지게 되고 필경 망한다. 나를 바라보는 정치인은 자신을 사랑한 나머지 무대를 혼자 독점하려 든다. 마이크도 독점한다. 오로지 자신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누구의 조언도 듣지 않는다.

정치인은‘나의 삶’이 아닌 ‘국민의 삶’을 먼저 살펴야 한다. 정치인은 나라의 살림을 맡은 살림꾼이 되어야 한다. ‘나’보다 먼저 ‘우리’를 생각해야 한다. ‘내’가 아닌 ‘우리’의 범위를 확장하는 ‘살림의 정치’를 해야 한다. 살림에 필요한 것이라면, 그게 사람이든 물자든, 국내에 있든 외국에 있든 구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곳간을 채우고 국민을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데 필요한 모든 존재와 상생의 관계를 만들어 내야 한다.

정치인이 실패하는 이유는 ‘방향’을 잘못 정하고 ‘속도’를 못 맞추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정치는 ‘방향’을 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치의 방향이 맞지 않으면 오히려 현재보다 못한 미래를 만들어 내게 된다. 방향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속도’다. 방향이 맞다 하더라도 속도가 맞지 않으면 결국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없다. 따라서 정치는 페이스를 지나쳐서도 안 되고 굼벵이처럼 기어서도 안 된다.

근래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는 거의 정치에서 비롯된다. 정치가 길을 잃었기 때문에,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 쌓인다. 보수와 진보로 담을 수 없는 수많은 상황을 오직 보수니 진보니, 이념으로만 바라보는 비정함과 메마름에 국민은 지치고 병들어 간다. 국민은 정치에 대한 거듭된 실망으로 비인간화되고 몰인간화 된다. 혹시나 하면 역시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며 이제나저제나 정치다운 정치를 기다리던 국민도 이제는 서서히 기대를 내려놓는다.

정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목표’에 충실해야 한다. 정치의 목표는 ‘생’이다. 국민을 살리는 것이다. ‘민생’은 오직 유일한 정치의 목표다. 정치는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사적 복수는 정치의 목표가 될 수 없다. 사적 복수가 어떻게 정치의 이념이 될 수 있는가? 방탄도 정치의 목표가 될 수 없다. 사법리스크를 벗어나기 위한 자기 방탄이 어떻게 정치의 목표가 될 수 있는가?

지금 한국 정치는 양극화가 도를 넘었다. 정치인끼리 파당을 짓는 정도가 아니라 지지자들까지 파당을 지어 싸운다. 자기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아니면 무조건 타도의 대상으로 삼는다. 민주당 이재명을 지지하는 ‘개딸’이 대표적이다. 개딸들은 인정사정없다. 무지막지하다. 가사 같은 민주당이라 하더라도 문재인을 지지하는 자들은 타도와 척결의 대상일 뿐이다.

니체는 그의 저서 『선악의 저편』에서 매우 유명한 말을 남겼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면, 심연 또한 당신을 들여다볼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심연은 종교나 도덕 등 ‘절대적인 가치’를 가리킨다. 물론 정치적 이념 역시 니체가 말하는 심연이다. 종교나 도덕과 싸우다가, 도리어 자기 자신이 신앙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처럼 정치적 이념을 위해 싸우다가 자신이 숭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악마를 쳐부순다는 이유로 스스로 악마가 되고 괴물을 쳐부순다는 이유로 스스로 괴물이 되는 것이야말로 정치인이 가장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정치인은 물론 지지자들까지 괴물과 싸운다는 이유로 괴물이 되어 버린 대한민국 정치, 이젠 정치인도 지지자도 스스로 괴물이 되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 정치는 필망한다. 지금 바로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괴물이 되어 버린 대한민국 정치가 결국 대한민국의 나머지 모든 것을 삼켜버릴 것이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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