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 JUSTICE] 기업글로벌 경영- 성 다양성(gender diversity)과 기업 수익성의 긍정적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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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 JUSTICE] 기업글로벌 경영- 성 다양성(gender diversity)과 기업 수익성의 긍정적 상관관계
  • 김지현
  • 승인 2018.06.2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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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외국법자문사 (미국변호사)
레이텀앤왓킨스 서울사무소

※ 이 글은 법조매거진 <LAW & JUSTICE> 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세계적인 컨설턴트 기관 멕켄지 앤 컴퍼니 (McKensey& Company)의 2017년 리포트에서 남성과 여성 임원들로 다양하게(=gender diversity) 구성된 경연진을 가진 기업들(성 다양성 상위 25%)과 성 다양성이 낮은 경영진을 가진 기업들(성 다양성 하위25%)을 비교한 결과, 다양성 상위 25% 기업들이 평균보다 21%나 더 높은 수익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평균적인 기업 경영진의 과반수가 남성 임원으로 이루어진 점을 생각할 때, 이는 즉 다른 기업들에 비해 여성 임원들이 많은 경영진일수록 더 높은 수익성과 가치 창출을 만들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이는 또한 경영진의 성 다양성과 기업의 수익성이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뜻도 된다.

멕켄지 앤 컴퍼니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업의 사업 소득과 경영에 여성 임원들이 직접적으로 참여하면 기업 소득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성 다양성이 비교적 높은 기업에서도 보통의 여성 임원들은 사업 소득과 경영에 직접 관여하기보다 서포트를 주는 임원직에 속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점을 돌아본 것이다. 여성 임원들은 예를 들어 인사부(Human Resources)나 법무 쪽에 더 많이 소속되어 있고, 사업 전략부나 금융 쪽에서는 여성 임원들을 찾아보기가 더 힘든 것이 현실이다.

미국 워싱턴 소재의 국제경제연구소인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와 세계 톱5 회계법인 중 하나인 Ernst & Young 회계법인도 비슷한 연구를 했다. Peterson Institute과 E&Y가 2016년에 분석한 상장 글로벌 기업들의 자료에 의하면 기업의 지도자, 또는 경영인의 30% 이상이 여성일 경우 순이익률이 6% 증가한다고 한다.

이런 연구 자료와 같은 맥락으로 미국 국무부의 ‘Office of Civil Rights’에서는 “국무부에서 보는 다양성은 가치 있는 주의를 넘어서 사업에 필수적인 것”이라고 했다. 즉, 다양성은 인간의 평등성과 권리를 위한 ‘아이디어’의 차원이 아니고, 치열한 경쟁을 하는 기업들이 사업의 이익과 성공을 위해서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요소라는 뜻이다.

이런 연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업의 경영진은 세계 어디에서나 주로 남성 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Peterson Institute과 E&Y의 연구에 쓰인 자료에 의하면 21,980개의 상장된 글로벌 기업 중 60%는 이사회에 여성 이사가 없었고, 50% 이상이 최고 경영진(C-suite)에 여성 임원이 없었다. 멕켄지 앤 컴퍼니의 자료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경영진의 19%가 여성임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영국은 15%가 여성 임원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위와 같이 해외에서도 성 다양성 문제가 있고 심각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의 성 다양성 문제는 극심하다. 국제여성기업이사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2% 수준이었다.

크로스 보더 M&A 합병 건이나 해외 자본시장 채권발행이 있을 때 주요 사항을 협상하기 위해 30명, 40명 정도 되는 실무진(working group)이 한 자리에 모여서 회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경우 자주 느끼는 점은 회의에 참석한 경영진, 상무이사, 전무이사 등은 대부분 (거의 모두) 남자라는 것이다. 이런 일은 해외 일이나 해외 클라이언트와 회의할 때도 많이 경험했지만, 참석자가 30명 이상 되는 회의에서 경영진, 상무이사, 전무이사는 물론 참석한 모든 실무자 중 나 혼자만 여자였던 경우는 한국에서만 겪은 일이다. 직장에서 여성이 동등하게 평가 받을 기회를 평가하는 지표인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이 OECD 29개국 가운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줄곧 맨 마지막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현실이 내 눈앞에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심각한 여성 임원 비율을 고치고 여성 임원을 더 창출하려면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여성도 직장에서 남자 동료들과 동등하게 승진할 기회를 가질 수 있고, 남자 선배들이 아끼는 후배들에게 하듯 여성도 직장 선배나 멘토한테 멘토링과 서포트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여성 임원들이 창출될 수 있다.

해외에선 많은 기업들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회사의 gender diversity(성 다양성)을 향상하려고 노력한다. 글로벌 의약 회사인 엘러간은 “Actually She Can” 이라는 멘토 프로그램을 만들어 여성 직장인들에게 격려와 힘을 주는데 기여한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여성을 고용하고 유지해서 여성 컴퓨터 테크놀로지 전문가들이 더 쉽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씨티그룹에서는 글로벌 다양성 전략 (Global Diversity Strategy)과 여성 친밀감(Women’s Affinity)을 통해 성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글로벌 씨티그룹 이사회의 30%가 여성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프로그램과 같이 한국 기업들을 포함한 세계 여러 기업들이 성 다양성을 추구하는 더 많은 시도를 해야 한다. 그리하여 성 다양성과 기업 수익성의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이어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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